"남는 백신 주세요"..'백신 추적자' 긴 줄
<앵커>
백신 접종이 한창인 미국에서는 접종 순서에서 밀린 사람들이 매일 접종소에 가서 긴 줄을 서며 하염없이 기다리는 풍경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는 백신 기다리는 사람들을 '백신 추적자'라고 부르고 있기도 한데 김영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어둠이 짙어진 가운데 기다렸던 소식이 들려옵니다.
[1회 접종분 남았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오늘(5일) 접종 후 남은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된 사람은 49살 여성 하비에르 씨입니다.
[하이에르/백신 접종자 : 백신을 맞아서 너무 좋아요. 안심이 됩니다.]
캘리포니아의 이 접종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접종 대상이 아닌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의료진과 65세 이상만 접종 대상이지만,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고 모여든 이들입니다.
[바톨로뮤/백신 접종소 간호 관리팀장 : (백신) 한 병 당 원래 분량보다 한두 번 더 접종할 수 있는 양이 들어 있습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병마다 1~2회 접종분이 여유분으로 더 들어 있는데, 개봉 후 6시간 안에 사용하지 못하면 폐기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매일 밤 예약된 접종이 모두 끝난 뒤 남은 백신이 있으면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기약 없는 행운에 의지해 온종일 백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백신 추적자'로 불립니다.
특히 불법 이민자 등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게는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두라조/백신 접종자 : (기다려도) 백신을 못 맞게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귀한 백신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활용하기 위해 미국 각 주는 백신 추적자들에게도 최대한 기한 안에 2차 접종할 기회를 준다는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김영아 기자young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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