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갤러리 함성.."골프 칠 맛 나네"

오태식 2021. 2. 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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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오픈 관중 5000명 입장
야유와 휘파람 소리에 깜짝
토머스 두번 어드레스 풀기도
5언더 이경훈 공동 6위 출발

최근 동성애 혐오 표현으로 구설에 올랐던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18번홀에서 티샷을 하려다 말고 갑자기 어드레스를 풀었다. 뒤쪽 갤러리 중에서 누군가 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어드레스에 들어간 토머스가 샷을 하려는 순간 다시 갤러리 쪽에서 소음이 들렸다. 다시 뒤로 물러섰다가 세 번째 어드레스 후에야 겨우 티샷을 마친 토머스의 공은 결국 오른쪽 러프로 향했다.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파71)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730만달러)의 최고 주인공은 수많은 갤러리다. 시끄러운 함성은 물론이고 음주와 야유도 허용될 뿐만 아니라 2만여 석 스탠드가 설치된 16번홀(파3)은 PGA투어 대회에서 가장 악명 높은 파3홀로 꼽힌다. 갤러리가 60만~70만명 모이는 피닉스오픈은 그래서 골프 해방구로도 불린다.

지난해 11월 휴스턴오픈 이후 3개월 만에 관중을 받은 것도 그런 피닉스오픈만의 특색을 살리려는 몸부림이기도 할 것이다. 더군다나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 등 PGA 특급 스타들이 막대한 돈을 뿌린 유럽프로골프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로 빠진 것을 만회할 만한 이슈를 만들어야 했다.

하루 5000명 이하로 관중 수를 제한하기로 한 대회 분위기는 예전처럼 떠들썩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확실히 무관중 대회와는 차원이 달랐다.

코스 곳곳에서 휘파람 소리와 함성 소리가 들렸고, 유명 선수조에는 꽤 많은 갤러리가 따라붙기도 했고 샷에 방해를 받는 선수들도 나왔다.

16번홀도 예전만큼 시끄럽지는 않았지만 일부 선수의 티샷에 관중의 야유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피닉스오픈에 처음 출전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이 홀에서 그린을 향해 칩샷을 했을 때 한 팬은 "16번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로리!"라고 외치기도 했다.

16번홀 분위기를 경험하고 싶었다는 매킬로이는 "최소한 한 번은 진짜 피닉스오픈을 경험해야 할 것 같다"며 "상황이 더 정상적일 때 꼭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5명의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경훈(30)이 가장 뜨거운 샷을 날렸다. 이날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6타를 친 이경훈은 공동 6위에 올라 시즌 최고 순위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즌 12개 대회에 출전한 이경훈의 최고 성적은 지난달 소니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9위다.

10번홀(파4)로 출발하자마자 기분 좋은 버디를 잡은 이경훈은 이후 파5홀인 13번과 15번홀에서 한 타씩을 더 줄였다. 17번홀(파4)에서도 2m짜리 버디를 더하며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 3번홀(파5)에서도 버디 행진을 이어간 이경훈은 6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적어 냈지만, 다음 홀(파3)에서 바로 만회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날 이경훈은 두 차례만 페어웨이에서 벗어나고, 그린은 한 번도 놓치지 않는 빼어난 샷 감각을 자랑했다.

8언더파 63타를 몰아친 마크 허버드, 매슈 니스미스(이상 미국)가 공동 선두에 나섰고 잰더 쇼플리(미국)가 이경훈과 같은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조던 스피스(미국)가 공동 12위(4언더파 67타)에 올랐고 욘 람(스페인)과 브룩스 켑카(미국)는 공동 21위(3언더파 68타)를 달렸다. 최근 출전한 3개 대회에서 잇달아 컷탈락했던 켑카는 지난해 11월 마스터스에서 두 번 69타를 친 이후 모처럼 60대 타수를 기록했다.

안병훈(30)이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69타(공동 37위)를 쳤고 매킬로이와 토머스는 1언더파 70타로 공동 50위에 자리했다. 지난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우승한 김시우(26)는 공동 70위(이븐파 71타)에 머물렀고 임성재(23)도 공동 86위(1오버파 72타)로 부진한 하루를 보냈다. 강성훈(34) 역시 공동 129위(6오버파 77타)에 그쳤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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