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금태섭 단일화, 마이너리그" 여, 못 본 척하며 범진보 결집 호소

서울시장 후보 경선 앞둔 민주당
관심 쏠리자 주도권 뺏길라 우려

[경향신문]

“제3지대 야권 단일화는 마이너리그 아닌가요?”

여권이 최근 본격화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3지대 단일화’를 못 본 척하고 있다. 야권 단일화를 “신경 쓰지 않겠다”는 ‘무시’ 전략 연장선이다.

하지만 ‘안(철수)·금(태섭) 단일화’에 대한 관심이 가열되자 위기감도 새어나오고 있다. 설연휴 직후 시작될 당내 경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걱정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의 두 경선 주자인 박영선·우상호 예비후보가 이날 ‘범진보 진영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로 읽힌다.

‘안·금 단일화’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시선은 일단 크게 동요하지 않는 기류가 강하다. 공식 논평이나 예비후보들의 특별한 반응도 없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감동도 없는 ‘야합성 단일화’에 일일이 반응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야권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지역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을 앞서기 시작한 점도 이 같은 자신감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야권 단일화 얘기만 계속 중계되는 상황은 좋지 않다”고 평했다. ‘안·금 단일화’가 야권 단일화의 첫 단계에 불과하고 향후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등 계속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박·우 후보의 경쟁 구도가 덜 부각된 상황도 부담 요소다. 중도·무당층의 표심 향방이 중요한 선거인 만큼 자칫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이 때문에 우 후보는 이날 “야권 단일화가 성사됐을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열린민주당과의 통합과 후보 단일화를 강조했다. 박 후보 역시 공식 입장을 내고 “찬성한다”고 밝혔다. 범진보 진영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진보 지지층이 많은 정의당이 ‘무공천’을 결정한 것도 변수다. 민주당으로선 진보 지지층을 먼저 결집시킨 뒤 경선 흥행을 통해 야권 단일화 정국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최종후보자를 내달 1일, 부산시장은 6일 발표한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