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상수지 752억弗 '불황형 흑자'

남정훈 2021. 2. 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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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전년보다 약 26% 증가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 감소로 인한 서비스 수지 개선, 국제유가 하락 등에 의한 수입 감소 속에 비대면 경제활동과 관련한 반도체, 진단키트, 항공 및 운송 관련 수요에 기업들이 잘 대응한 영향"이라면서 "타국에 비해 한국은 방역이 잘 이뤄져 하반기 들어 '턴어라운드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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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국제수지 잠정 집계
수출 7.2% ↓.. 수입감소율 8.8%
전년 596억달러 비해 26% 증가
韓銀 "방역 대처·기업들 잘 대응
설비투자 증가.. 불황형은 아냐"
정부 "코로나 위기속 선방" 자평
사진=하상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전년보다 약 26% 증가했다. 여행과 운송 등을 중심으로 수입이 감소한 것과 함께 하반기에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선 덕분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752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9년(596억8000만달러)에 비해 26.14%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줄면서 2년 연속 감소했다. 다만 4분기에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로 전환하는 등 하반기 들어 수출이 반등했다. 수입도 2년 연속 줄었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것이다. 지난해 경상수지 규모는 정부(680억달러)와 한은(650억달러)의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역대 여섯 번째로 큰 규모의 흑자다.

한은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한국의 준수한 방역 대처와 기업의 발 빠른 대응 덕분으로 평가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 감소로 인한 서비스 수지 개선, 국제유가 하락 등에 의한 수입 감소 속에 비대면 경제활동과 관련한 반도체, 진단키트, 항공 및 운송 관련 수요에 기업들이 잘 대응한 영향”이라면서 “타국에 비해 한국은 방역이 잘 이뤄져 하반기 들어 ‘턴어라운드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 수출입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가 819억5000만달러로 2019년에 비해 21억4000만달러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연간 수출(5166억달러)이 7.2% 줄었지만,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입(4346억6000만달러) 감소율이 8.8%로 더 높았기 때문이다.

임금·배당·이자 흐름과 관계있는 본원소득수지 흑자(120억5000만달러)는 같은 기간 8억1000만달러 감소했지만, 역대 두 번째 큰 규모다.

수치만 보면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탓에 불황형 흑자로 볼 수도 있다. 박 국장은 “개념적으로 보면 불황형 흑자는 내수와 국내 경기가 위축돼 수입이 줄고, 수출이 늘어나지 않았을 때를 말한다”면서 “이번 수입 감소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기인한 바가 크고, 설비투자가 6.8% 증가하는 등 투자는 늘었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라는 표현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뉴딜 점검 TF'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 이룬 또 하나의 쾌거”라고 평가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상품·서비스 등의 대외경쟁력이 우리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 우리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주요국과 비교해도 크게 선방했다”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미국, 일본, 독일 등 대부분 주요국 경상수지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1~9월 경상수지는 미국 783억달러 적자, 일본 367억달러 적자, 독일 136억달러 적자였다. 주요국 중에선 중국만 유일하게 67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남정훈 기자, 세종=박영준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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