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이달 중 새 보금자리로"..대구시, 기존 아파트 전면 수리해 제공
[경향신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93)가 새 보금자리로 옮긴다.
대구시는 이용수 할머니가 이달 중순쯤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이 할머니가 살게 될 아파트(84.99㎡·약 25.8평)는 지어진 지 20년이 넘었으며, 시는 2주간 이곳을 전면 리모델링해 입주공간으로 마련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1993년부터 달서구의 한 공공임대아파트(39.7㎡·약 12평)에서 지내왔다. 그간 간병인이나 요양보호사 등은 물론 국내·외에서 이 할머니를 만나려는 손님이 머물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더 넓은 주거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해 5월 이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의혹 문제 등을 제기하며 기자회견을 연 이후, 그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자신의 집을 떠나 숙박업소 등지에서 임시거주하는 등 불편함을 겪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희움역사관(중구 소재) 인근에 거처를 마련하기를 원했지만, 이 지역에 재건축 및 재개발 움직임이 활발해 대구시는 마땅한 보금자리를 찾지 못했다.
앞서 대구시의회는 지난해 9월18일 본회의를 열고 ‘대구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 주거공간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새롭게 담겼다.
당시 해당 안건을 발의한 김성태 시의원은 “현행 조례는 위안부 피해자에게 생활보조비, 명절 위문금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주거공간 부분은 빠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용수 할머니는 대구 지역의 유일한 위안부 생존자다.
한편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아파트를 임대해 위안부 피해자에게 주거공간으로 제공하는 사례는 대구시가 처음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할머니께서 편안한 새보금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여성인권운동가로서 건강하게 활동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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