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탄핵 대신 "김명수 사퇴" 여론전..1인 시위 등 총동원(종합)
4선 김기현 이어 주호영 원내대표 8일 대법원 앞 1인 시위
율사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 대법원장 면담에서 사퇴 요구
"거짓말 프레임 대신 사법부 독립성 수호 의지 비판 필요"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국민의힘은 5일 헌정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 과정에서 정치권 눈치보기와 거짓말 논란까지 불거진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여 공세의 고삐를 당겼고, 주호영 원내대표는다음 주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다. 당 '탄핵 거래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들은 대법원을 항의 방문해 김 대법원장 면전에서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정권이 비상식적으로 자행하는 헌정 초유의 법관 탄핵사태에서 사법부 수장이 자신이 정치적으로 비난받는 것이 두려워 사표 수리를 거부하며 후배 판사를 탄핵 제물로 내놓은 모습은 정말 비굴할 뿐만 아니라 충격 그 자체"라며 "거짓말쟁이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권위와 자격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김 대법원장을 "거짓의 명수(名手)", "양심 마비", "피노키오 대법원장", "법복만 걸친 정치꾼" 등으로 원색적으로 힐난했다. 전날 당 회의에서도 "정권의 하수인", "정권의 판사 길들이기에 비겁한 침묵", "후배를 탄핵의 골로 떠미는 모습"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이같이 격분하며 날 선 발언을 쏟아내는 것을 놓고 정치권에선 단순히 선거를 의식한 정치 공세라기보다는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街人) 김병로 선생의 손자로서 자부심이 강한 김 위원장이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에 탄식을 넘어 격분해 비난 수위도 높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만약 김명수 대법원장을 정쟁의 한 복판으로 끌어내릴 의도였다면 당 내에서 거론되는 '맞불 탄핵카드'를 꺼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대법원장 탄핵안 발의에 대해 "현 시점에서 의미가 없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원내 사령탑으로서 1인 시위에 참여하는 등 대법원장 총공세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핵을 기다리면서 후배 법관을 탄핵에 밀어 넣는 듯한 발언이 나왔을 뿐 아니라 이 또한 거짓말로 얼버무리고 넘어가려 하다가 어쩔 수 없는 증거가 나오니깐 기억이 잘못됐다고 얼버무리는 이런 참으로 부끄러운 일을 했다"며 "이런 대법원장을 두고 있다는 것이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 오욕의 명예를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겠나. 지금이라도 남은 명예가 있다면 조속히 사퇴하는 것이 그나마 남은 명예를 지키는 것이라고 본다"며 사임을 압박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허위공문서까지 작성한 대법원장이 현직 판사 사표를 불법적으로 거부하면서 판사를 죽음의 골짜기로 떠밀어 버렸고, 이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당성도 논리도 결여된 탄핵소추안을 다수의 폭력으로 가결시켰다"면서 "헌법 위에 민주당이라는 독재선포와 다름없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조해진 의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해서 정권 측과 같이 보조를 맞춰 부당한 탄핵을 추구한 한 축으로 역할을 한 것이 들어났는데도 아무 말이 없다. 물러나야할 분인데, 물러나지 않으면 이건 탄핵감"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대법원장의 최고의 소명은 후배법관들이 권력의 외압이나 선동여론에 휩쓸리지 않도록 막아주는 병풍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 헌법위반"이라며 "대법원장이 하루 사이에 밝혀질 거짓말을 했다는 건 도덕적으로 파탄상태"라며 탄핵 당위성을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안을 발의하는 대신 여론전에 돌입했다. 현실적으로 180석에 가까운 범여권에 비해 의석수가 절대적으로 불리해 면죄부만 줄 수 있고, 탄핵 맞불 카드가 여권 지지층 결속력을 높여 정치적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 선거정국에서 최대한 여당에 불리한 이슈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기 위해선 탄핵안 대신 대국민 여론전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야권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김명수 대법원장과 민주당을 동시에 압박하기 위해선 임성근 판사가 공개한 녹취록에만 의존해 대법원장의 '거짓말'에만 초점을 두기 보다는,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 수장으로서 법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에 공세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여론전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거짓말 프레임'으로 공세를 가하자, 민주당이 임 판사의 '몰래 녹음'에 초점을 둔 문제 제기로 즉각 반격하면서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4선 중진 김기현 의원이 이날 대법원 앞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주호영 원내대표(8일)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다.
당 '탄핵 거래 진상조사단' 소속 김도읍·장제원·유상범·전주혜 의원 등은 이날 대법원을 항의 방문했다. 대법원은 예고없이 방문해 면담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 방문에 "출입문을 봉쇄하고 인간차단벽에 쇠사슬까지 채워놓고 막았다"고 전주혜 의원은 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좌농성 끝에 김 대법원장과 면담했다.
면담을 마친 후 김도읍 의원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하는 대법원장, 대법원장의 자격이 없다. 용단을 내려라, 그게 전체 법원 조직 구성원에 대한 예의다. 또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를 그나마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며 "용단을 내리셔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단장인 김기현 의원은 "후배 법관을 탄핵으로 내몰기 위해서 사직서를 고의로 수리하지 않고 심지어 거짓말까지 하는 사례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 당에서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즉각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그 점을 요구했으나 아직 본인의 마음이 그쪽으로 가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더욱 확실하게 사퇴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진상조사와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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