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간 도전 마무리'..유명희 "美와 긴밀한 협의, 후보직 사퇴"(종합)

문승관 2021. 2. 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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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저에 대해 강한 지지를 보여줬던 회원국으로서 제가 사무총장에 대한 선출에 대한 컨센서스(의견일치)를 도출하기 위해 사퇴하겠다는 결정을 존중해줬다. 미국과는 긴밀한 협의와 합의를 거쳤다는 말을 다시 한번 드린다."

유명희(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WTO 리더십 공백상태가 장기화하면서 WTO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에 회원국 간 컨센서스 촉진을 위해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사무총장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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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공백 상태 장기화 미래 불투명..회원국 간 컨센서스 촉진"
"WTO사무총장 선출 조기 확정 위해 결심..조속한 다자기능 회복"
"韓, 다자무역 체제 속 무역 강국 성장 확인..통상 분야 역량 확충"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사상 첫 여성·韓 WTO사무총장 배출 멀어져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세종=김상윤 기자] “미국은 저에 대해 강한 지지를 보여줬던 회원국으로서 제가 사무총장에 대한 선출에 대한 컨센서스(의견일치)를 도출하기 위해 사퇴하겠다는 결정을 존중해줬다. 미국과는 긴밀한 협의와 합의를 거쳤다는 말을 다시 한번 드린다.”

유명희(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WTO 리더십 공백상태가 장기화하면서 WTO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에 회원국 간 컨센서스 촉진을 위해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사무총장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본부장은 “WTO가 현재의 리더십 공백을 조속히 해결해 다자무역 질서의 회복, 제12차 각료회의 성공적 개최 등 주요 과제를 하루빨리 진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본부장은 사퇴 배경에 대해 “회원국들은 최종 결선 결과 발표 후에도 차기 사무총장으로 선출할 1명에 대해 합의하지 못해 선출절차도 지연됐다”며 “WTO는 회원국들의 컨센서스 즉 의견 합치에 기반을 둔 조직으로 모든 회원국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사무총장 선출 문제에 대해 회원국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도록 후보직을 유지하면서 WTO에서의 컨센서스 도출을 기다려왔지만 차기 사무총장에 대해서 합의를 하지 못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의 사퇴로 사상 첫 여성이자 한국인 WTO 사무총장 배출에 대한 기대가 멀어졌다. 지난해 10월 28일 WTO 차기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는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유 본부장을 앞섰다. WTO 사무총장은 WTO 회원국 간 컨센서스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응고지 후보가 WTO 사무총장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WTO에 반감이 컸던 미국이 공개적으로 응고지 후보를 반대하면서 차기 WTO 사무총장 지명은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WTO가 미국의 이익에 들어맞지 않는다며 무력화해야 한다고 늘 주장해왔다.

그러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자 기류가 달라졌다.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통상정책 방향은 유지하지만 다자무역체계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차관보급을 중심으로 통상라인을 짜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고 미국 측과 유 본부장의 향배와 관련해 이견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유 본부장은 “그간 선출과정에서 보여준 국민적 성원과 함께 모든 행정부와 입법부의 노력과 지원에 감사한다”며 “다자무역체제를 통해서 최빈개도국에서 무역 강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발전 경험에 대해 많은 공감과 많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면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WTO의 당면과제인 기본적인 이행기능, 입법기능, 사법기능 그 세 가지의 기능에 대해 강화하는 WTO 개혁에 있어 한국이 제안서를 내면서 활발히 그 개혁과정에 참석하고 있다”며 “이러한 개혁을 떠나 세계경제 회복에 이바지하면서 전환기에 필요한 디지털 경제, 기후변화(환경) 등 과제를 WTO가 잘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한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요국과 함께 의견을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성과를 도출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WTO 사무총장 후보직 사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승관 (ms730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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