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작년 순익 2.6조 '사상 최대'..배당성향 20%로 낮춰(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대출과 주식투자 증가 등으로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다.
이같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작년도 배당 성향은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20%로 낮추면서 주당 배당금은 2019년보다 16% 줄었다.
하나금융지주는 작년 4분기 5천328억원을 포함해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2조6천372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3%(2천457억원) 증가한 수치로,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하나금융은 "코로나19 여파에 대비한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과 사모펀드 관련 비용 인식, 특별퇴직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부문의 약진,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영업채널의 다변화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자 이익(5조8천143억원)과 수수료 이익(2조2천557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 이익은 전년보다 1.8%(1천454억원) 증가한 8조700억원이었다.
하나금융은 작년 4분기 중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으로 2천769억원을 적립하는 등 지난해 누적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은 8천473억원으로 그룹의 완충능력을 충분히 확보했다.
특히 작년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1천82억원의 코로나19 관련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해 연간 3천377억원을 적립했다. 또, 작년 2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사모펀드 관련 선제적 비용 1천126억원을 인식해 연간 2천207억원을 인식했다.
자산 건전성 지표도 대체로 개선됐다.
작년 말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전년보다 8bp(1bp=0.01%포인트) 하락한 0.40%였다. 연체율은 4bp 하락한 0.26%였다.
경영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수익률(ROA)은 전년보다 상승해 각각 8.96%, 0.61%를 기록했다.
그룹의 판매관리비는 특별퇴직 실시에도 불구하고 비용감축 노력에 힘입어 전년보다 4.6%(1천894억원) 감소했다.
그룹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54%이며, 작년 말 기준 그룹 총자산은 593조원이다.
하나금융은 "작년 12월에 NIM 하락이 저점을 찍었고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올 1월부터 NIM이 회복될 걸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핵심 관계사인 하나은행은 작년 4분기 3천557억원을 포함해 연간 2조101억원의 연결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6.1%(1천297억원) 감소한 수치로,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로 인한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
이자 이익(5조3천78억원)과 수수료 이익(7천113억원)을 합한 은행의 핵심이익(6조191억원)은 전년보다 4.5%(2천813억원) 줄었다.
이에 반해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주식 투자 증가로 수수료 등의 이익이 늘면서 전년보다 46.6% 증가한 4천1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하나캐피탈은 우량 리테일 자산 증대에 따른 이자이익 성장에 힘입어 전년보다 64.5% 증가한 1천7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하나카드도 1천545억원으로 전년보다 174.4% 늘었고, 하나자산신탁은 23.0% 증가한 808억원, 하나생명은 12.3% 증가한 2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비은행부문의 이익 비중은 전년 대비 10.3%포인트 증가한 34.3%를 기록했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이날 2020년도 배당 성향을 20%, 주당 배당금을 1천350원(중간배당금 포함 1천850원)으로 결의했다. 배당 성향 축소로 주당 배당금은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 및 시장 불확실성,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권고안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 재무총괄(CFO) 이후승 전무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배당 (축소)은 이번에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주주, 투자자들의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한 뒤 "올해 안정적인 경영성과로 중간배당, 기말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가치가 지속적으로 증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시적 배당성향 후퇴로 실망한 주주들에게 이해를 구하며, 역사적 전통으로 자리잡은 중간배당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으로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중간배당은 확정적으로 말할 순 없으나 역사적인 저희 기록이 있다. 그걸 믿어주시면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상반기 중 도입할 '바젤3'와 관련해 황효상 그룹리스크총괄(CRO)은 "바젤3가 도입되면 매년 12% 정도를 타깃으로 관리해오던 보통주 자본비율을 13% 정도로 상향해 관리할 것"이라며 "정책적 투자에 대한 자본여력 확보 차원에서 13% 수준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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