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경상 흑자 753억달러, 왜?
반도체·코로나 키트 수출 늘고
해외여행 감소·유가 하락 영향
한은, '불황형 흑자'엔 선 그어
[경향신문]
코로나19 충격에도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보다 26% 넘게 증가한 것으로 한국은행이 집계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감소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도 있지만, 반도체 등 수출과 생산설비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을 보면 ‘불황형’으로 보기 어렵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를 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596억8000만 달러)보다 26.1% 늘어난 752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680억달러)와 한은(650억달러)의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역대 6번째로 큰 규모의 흑자다.
상품수지는 유가 하락과 하반기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흑자폭이 819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1억4000만달러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간 수출(5166억달러)이 2019년보다 7.2% 줄었지만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입(4346억6000만달러) 감소율이 8.8%로 더 높았다.
서비스수지는 161억9000만달러 적자였으나 해외여행 감소, 수출운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그 폭은 106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본원소득수지와 이전소득수지를 더한 전체 소득수지는 95억2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기획재정부는 상반기 원화 절하 및 코로나19 지속으로 해외 가족·친인척 소액 송금 등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해외여행 감소로 서비스수지가 개선되고 유가 하락으로 상품수지 개선에 영향을 줬다”며 “비대면 활동 수요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이 늘고 항공 운송 등에서도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흑자 규모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2018년 수준인 4%대 초반일 것으로 본다.
한은은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국장은 “불황형 흑자는 내수와 국내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수입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수출은 개선되지 않아 경상수지가 흑자였을 때를 말한다”며 “지난해 수입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크게 작용한 데 따른 감소였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만 놓고 보면 경상수지 흑자폭은 동월 기준 최대 규모인 115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10.3% 증가한 데다 해외 출국자 수가 1년 전보다 96%나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흑자에 대해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이룬 또 하나의 쾌거”라며 “올해에도 흑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내수 활성화·유가 회복 등으로 폭이 다소 축소될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박상영·임아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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