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켜간 4대 금융지주 실적 선방
대출·주식 투자 열풍에 수익 증가
우리금융, 유일하게 순이익 감소
하나·KB, 배당은 20%로 낮춰
[경향신문]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10조8000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출이 늘어났고 주식 투자 열풍으로 비은행 부문 수수료 이익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이 같은 실적에도 KB·하나금융은 배당 성향을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20%로 낮추기로 했다.
5일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각각 공시한 2020년분 당기순이익 실적을 보면 신한은 3조4146억원, 하나 2조6372억원, 우리 1조3073억원을 기록했다. 전날 발표한 KB금융(3조4552억원) 실적까지 포함하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은 총 10조8143억원이다. 증권사 평균 추정치인 10조9100억원보다는 다소 낮고, 2019년(10조9791억원)을 소폭 하회하는 수치이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등을 감안하면 선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침체로 은행의 수익성 훼손이 우려됐지만 은행의 대출 성장에 기반해 이자 이익이 확대되고 비은행 부문의 순수수료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해 견조한 이익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리딩뱅크’ 자리는 2년 만에 KB금융이 차지했다.
신한금융지주가 전년 대비 111억원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인 3조4146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전날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3조4552억원)보다는 406억원 뒤졌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추가 충당금 1873억원과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충당금 2675억원, 희망퇴직 비용 924억원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계열 증권사가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됐는지 여부가 순위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모펀드 사태에 휘말린 신한금융투자는 전년에 비해 29.9% 줄어든 1548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리스크 관리에 성공한 KB증권은 지난해 전년 대비 65% 늘어난 425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2조6372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금융투자가 증시 호황과 투자은행 수익 증가로 전년 대비 46.6% 늘어난 4109억원의 실적을 올렸고 하나카드도 1545억원으로 전년보다 174.4%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순이익은 1조3073억원으로 전년 대비 5649억원(30.2%)이나 감소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2019년 충당금(3742억원)의 두 배가 넘는 7844억원의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이 증권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터라 증시 호황의 수익을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기순이익만 보면 호황이지만 은행들의 배당은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에 연말 배당을 순이익의 20% 이내로 제한해달라고 권고하면서, 코로나19로 빚어진 경기침체가 지속된다고 가정한 ‘L자형’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곳에 한해서만 자율 배당이 가능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 이사회는 1주당 1850원 배당을 결의해 금융당국 권고치(배당 성향 20%)를 맞췄고 KB금융도 전날 주당 1770원 배당을 결정해 배당 성향을 권고치에 따랐다. 신한금융은 배당 규모를 내놓지 않았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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