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트럼프 열혈 지지·음모론 신봉' 의원 자격 박탈

정의길 2021. 2. 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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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들은 총기 규제론자들이 꾸민 음모라는 등 음모론적 주장들을 펼쳐온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이 하원 상임위원회에서 축출됐다.

미국 하원은 4일(현지시각) 근거없이 선동적이고 분열적인 발언을 한 그린 의원의 교육위와 예산위 상임위원 자격을 박탈하는 징계안에 대해 230 대 199로 가결했다.

미국 의회에서 의원이 당선 전에 한 발언을 놓고서 상임위 활동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징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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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자격 박탈안 '230 대 199' 가결
공화당 의원 11명도 박탈에 찬성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음모론은 지금 안믿는다"
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은 총기 규제론자들이 기획한 사건이라는 등의 주장을 펼친 음모론자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4일(현지시각) 자신의 발언과 관련한 징계 투표에 앞서 워싱턴 의사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현재는 그런 음모론을 믿지 않는다”는 해명 발언을 했지만, 마스크에 쓴 ‘표현 자유’에서 보듯, 자신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라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다. 워싱턴/ EPA 연합뉴스

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들은 총기 규제론자들이 꾸민 음모라는 등 음모론적 주장들을 펼쳐온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이 하원 상임위원회에서 축출됐다.

미국 하원은 4일(현지시각) 근거없이 선동적이고 분열적인 발언을 한 그린 의원의 교육위와 예산위 상임위원 자격을 박탈하는 징계안에 대해 230 대 199로 가결했다. 공화당 의원 11명도 찬성했다.

투표에 앞서 그린은 해당 발언이 의원 당선 전에 했던 것이며, 지금은 그렇게 믿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명했으나, 사과에 미치지는 못했다. 음모론 집단인 큐어넌 신봉자로 알려진 그린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지난 총선 때 큰 주목을 받으며 당선됐다.

공화당은 그린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으나, 징계에는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당내의 극심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미국 의회에서 의원이 당선 전에 한 발언을 놓고서 상임위 활동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징계다.

그린은 이날 표결에 앞서 자신의 발언들은 선거 출마 전에 했던 것이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일들이 나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적극적으로 변호했다.

그는 큐어넌을 “믿는 것을 중단했다”며 이 집단의 글들에서 “허위정보, 거짓말, 진실이 아닌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6명이 사망한 2012년의 샌디훅 초등학교, 17명이 사망한 2018년 플로리다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의 총기난사 사건은 총기 규제론자들의 ‘위장작전’이라는 기존 주장에서도 한발 물러났다. 그는 “학교 총기 사고는 절대적으로 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1년 9·11테러 때 어떤 여객기도 미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에 충돌하지 않았다며 9·11 조작설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발을 뺐다. 그는 “나는 9·11이 절대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은 말하고 싶다”며 “나는 그것이 가짜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쪽은 그린의 이런 발언이 징계를 피하려는 회피성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츄이 가르시아 민주당 의원은 “나는 반성과 사과를 듣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공화당이 “극단적인 음모론자”를 받아들인 것에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그린 의원 제재는 다수당이 소수당 의원의 상임위 활동을 배당할 수 있다는 위험스런 전례를 남긴다고 반대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든 그린의 발언 자체는 비판했으나 그의 징계에는 반대했다. 또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민주당의 이날 징계에 대해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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