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작년 순이익 3조4천146억..역대 최대(종합2보)
KB금융보다 406억 적어..3년 만에 역전당해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출과 주식투자 등이 늘면서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3조4천억원이 넘는 역대 최대 이익을 냈다.
하지만 앞서 공개된 KB금융그룹의 작년 연간 순이익(3조4천552억)보다 약 400억원 적어 3년 만에 이익 기준 금융지주 1위 자리를 내줬다. 결국 5천억원에 가까운 라임 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 관련 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3조4천14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2019년도(3조4천35억원)보다 0.3% 많은, 지주 설립 이후 최대 규모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 부문의 견조한 자산 성장 등으로 그룹 이자이익이 1.9% 늘었고, 하반기 주식거래대금 증가로 증권 수탁수수료가 전년보다 125%나 불어 그룹 비이자이익도 7.9% 성장했다"며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7년 연속 순이익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대출채권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작년 말 기준 그룹 총자산(836조3천억원)도 2019년 말(765조1천억원)보다 9.3%(71조2천억원) 증가했다.
신한금융그룹이 코로나19 타격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작년 한 해 쌓은 대손충당금 모두 1조3천906억원으로, 전년(9천508억원)보다 46.3%나 늘었다. 2020년 실적에서 라임 펀드 등 투자상품 손실액은 총 4천725억원이 잡혔다.
계열사별로는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2조7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줄었다. 순이자이익은 6조7천570억원에서 6조7천968억원으로 1% 정도 늘었지만,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3천513억원에서 6천802억원으로 93.6%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6천65억원으로 19.2%(977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1천548억원)은 1년 새 29.9%(661억원)이나 줄었다. 활발한 주식거래 덕에 수수료수익(7천406억원)으로 45.6%나 늘었지만, 라임 펀드 관련 손실 등으로 작년에는 거의 없던 대손상각비가 1천58억원이나 들었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실적만 따로 보면, KB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은 4천644억원으로 2019년 4분기(5천75억원)보다 8.5% 축소됐다. 직전 3분기(1조1천447억원)와 비교하면 59.4%나 적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부 실사 평가를 반영해 4분기 신한은행에서 라임 CI펀드 등 관련 손실 692억원, 신한금융투자에서 라임 TRS(총수익스와프) 관련 손실 1천153억원이 반영됐고, 코로나 관련 충당금도 1천873억원 추가로 적립했다"며 "여기에 희망퇴직비용 924억원까지 더해졌는데, 일회성을 비용을 제외하면 4분기 경상이익은 전년동기보다 28% 정도 많은 약 9천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등에 '20% 이내 배당성향'을 권고한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실적 공시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 2020년도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주주배당금 비율), 주당 배당금 등을 확정하지 않고 뒤로 미뤘다.
실적 공시 후 컨퍼런스콜에서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질문은 '배당 정책'에 집중됐다.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은 "감독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일지 다른 요인을 고려할지 3월 초까지 이사회 열어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지침)이 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나왔기 때문에 챌린지(이의 제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감독당국의 권고를 존중하지만, 각 금융기관이 합리적 사유를 찾아서 적정 배당 수준을 증명하고 설득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합리적 사유를 조금이라도 찾아 협의해보려고 한다"고 논의의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노 부사장은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일 계획이고, 분기배당의 경우 하반기에라도 실행할 수 있도록 상반기 정관 변경 등의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며 "분기배당이 어렵다면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라도 주주환원 정책을 하반기부터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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