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왜 이런 안경이 없을까?'..덕후는 그래서 안경회사를 세웠다

황순민 2021. 2. 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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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몬타나 최영훈 대표
클래식 안경 수집 마니아
SNS서 '몬타나 최'로 유명
맞춤형·스몰 브랜드로 돌풍
폴로어들과 창업 전과정 공유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본 모아
수많은 상품과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요즘 소비자들은 진정성 있는 제품에 지갑을 연다. 제품이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 등 자신의 가치와 부합하는지도 꼼꼼히 따진다. 브랜드와 오너의 철학도 중요한 구매 기준이다. 소비자와 꾸준히 소통하며 관심과 신뢰를 쌓아야만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최영훈 프레임몬타나 대표(사진)는 이 분야에서 최고 고수로 통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몬타나 최'라는 예명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빈티지 안경 브랜드 프레임몬타나를 창업해 국내 안경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해외 브랜드가 독식하던 고급·빈티지 안경 시장을 공략하면서 '개인화·스몰 브랜드' 전략으로 확실한 팬덤을 끌어모았다. 브랜드 론칭 초기 온라인몰을 열자마자 2시간이 채 안돼 매출 4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최 대표는 "대기업에서 일했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후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순탄한 코스를 밟았지만 어느 순간 '이건 아니다'는 생각에 창업하게 됐다"며 "좋아하는 일에 미쳐서 파면 길이 보이고,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작은 불편함이었다. 그는 "국내에 (안경 덕후인) 내가 찾는 안경이 없었다. 분명히 국내에도 여러 취향의 안경을 찾는 소비자 니즈가 있을 텐데, 비어 있는 '틈'이 분명히 보였다"고 했다. 성공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최 대표는 "패션 사업을 하고 싶었는데 솔직히 다른 품목들은 치고 들어갈 여지가 보이지 않았지만 안경은 디자인과 제작이 간단하게 가능하고 재고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자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진정성'과 '소통'이다. '파워 인스타그래머'인 그는 브랜드를 론칭하기 2년여 전부터 안경 브랜드 출시를 예고하고 본인 폴로어들과 프로젝트 시작부터 완성까지 성장 스토리를 끊임없이 공유했다. 클래식 안경 수백 개를 수집하며 내공을 닦은 그의 취향과 안목은 많은 폴로어들에게 공감과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브랜드는 독창적인 안경 프레임과 입소문만으로 국내외에서 높은 호응을 얻었다. 브랜드 확장을 위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포레스트파트너스에서 25억원 투자도 유치했다. 최근에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를 통해 일반 대중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색다른 시도에도 나섰다. 최 대표는 "처음부터 일방향으로 만든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같이 소통하고 성장하자는 의미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것"이라면서 "오너십을 공유하는 차원의 의미도 있고 (주주들이) 우리 브랜드 홍보대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레임몬타나는 30분 만에 목표 금액인 5억원을 달성했다. 와디즈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목표 모금액을 달성하면서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최 대표는 프레임몬타나의 정체성을 '클래식, 빈티지, 대를 물려주는 안경'으로 정의했다. 올해는 사업 영역을 중저가 시장으로 확장하고 해외 진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프랑스 파리 등 안경점 10여 곳과 계약을 맺었으며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양한 국가들과도 진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가격은 10만원대로 낮춘 하위 브랜드인 '스펙스몬타나'도 출시했다. 그는 "내가 폴로어들에게 약속했던 부분이 최상의 퀄리티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프레임몬타나를 전 세계적인 안경 브랜드로 일궈보겠다는 그의 눈이 빛났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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