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배당 줄이랬는데, 지주사 주주만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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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가 사상 최대 실적에도 금융당국의 권고대로 배당을 줄이면서, 정부의 지나친 개입에 따른 자본시장 왜곡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은행과 지주사를 대상으로 순이익의 20%(배당성향 20%) 이하로 배당을 하도록 권고했고, 주요 지주사는 이 기준에 딱 맞춰 배당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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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은 20%로 낮춰
정부 제한기준 모순
[헤럴드경제=성연진·서정은 기자] 주요 금융지주가 사상 최대 실적에도 금융당국의 권고대로 배당을 줄이면서, 정부의 지나친 개입에 따른 자본시장 왜곡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은행과 지주사를 대상으로 순이익의 20%(배당성향 20%) 이하로 배당을 하도록 권고했고, 주요 지주사는 이 기준에 딱 맞춰 배당을 결정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KB 금융지주는 지난해 3조4552억원의 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 배당성향은 20%로 금융기관 가이드 라인에 딱 맞췄을 뿐 아니라, 전년 26% 대비 하향했다. 2013년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배당성향이다.
지난해 순이익 3조4146억원으로 KB 금융지주의 뒤를 이은 신한금융지주는 실적을 발표하며 배당공시를 내지 않았다. 신한 측은 이달말이나 내달초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배당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당국의 배당성향 가이드라인을 따를지 고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순이익 2조6372억원를 손에 쥐었지만, 배당성향은 당국 가이드라인대로 20%를 맞췄다. 이에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이익이 늘었는데 배당을 줄이는 것은 자본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CEO 간담회에선 코스피3000시대 업그레이드를 위해 배당을 늘려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는데, 당국의 정책이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재정건전성을 위해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낮출 것을 권고했는데, 정작 국내 지주사의 자회사인 은행의 배당성향은 이 권고에서 제외됐다. 금융당국은 신한·KB·하나·우리·NH·BNK·DFB·JB 등 국내 8개 지주사의 소속 은행이 지주회사에 대해 하는 배당과 정부가 손실을 보전하는 정책 금융기관(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이 권고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은행은 저금리로 인한 순마진(NIM)하락과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이익이 줄었다. 대신 증시 활황 덕을 본 금융투자업계 자회사의 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고, 마케팅 비용을 아낀 신용카드사 이익도 불어났다. 그런데 지주사 배당은 줄이고 은행은 풀어주면서 오히려 은행의 지주사 배당 규모는 늘어났다. 당초 재정건전성 확보 목적과 배치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순이익이 1409억원 줄었는데, 2020년 12월 말 기준 배당 규모는 9180억원으로 지난해 순이익 2조2982억원의 40%를 차지한다. 중간 배당 5985억원까지 합하면 배당성향은 66%까지 늘어난다. 전년 KB국민은행의 배당성향 30% (결산 기준 배당 총액 7320억, 순이익 2조4391억원) 대비 두자릿수 증가가 나타난 셈이다.
배당은 결정하지 않았으나, 신한금융지주도 비은행권 약진이 돋보였다. 은행은 전년 2조3571억원에서 지난해 2조782억원으로 순이익이 감소했으나, 비은행권에서 1조3374억원에서 1조4199억원으로 수익이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은행이 번 돈을 공유하라는 이익공유제 얘기가 나올 때부터, 지주사 실적은 좋지만 은행은 이익이 줄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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