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여성 할례 철폐' 먹구름..유엔, 200만 건 추가 확산 경고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여성 할례 철폐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인구활동기금(UNFPA)이 6800건의 여성 할례 노출이 예상되던 기존에 비해, 코로나 19로 인해 2030년까지 200만 건의 추가 확산이 예상된다고 경고해 나선 것이다.
여성할례(Female Genital Mutilation/Cutting, FGM/C)는 의료행위와 전혀 상관없는 이유 또는 문화적 관습 때문에 여성의 생식기 일부를 절제해 손상을 입히는 행위를 일컫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명의 소녀와 여성이 할례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성 할례는 과다출혈, 세균감염, 영구적인 장애를 유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여성 할례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매년 14억 달러(약 1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플랜 관계자는 “여성 할례는 전문 의료인이 수행하더라도 절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할례 행위에 대한 의학적 정당성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특히 여자아이들과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며, 장기적으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제적 손실까지 초래한다”고 폐단을 말했다.
이에 유엔은 매년 2월6일을 ‘세계 여성 할례 금지의 날(International Day of Zero Tolerance to Female Genital Mutilation)’로 지정했으며, 많은 국가들은 여성의 인권을 가장 잔혹한 방법으로 통제하고 비틀린 방식의 순결을 강요하는 이 악습을 철폐하기 위해 여성 할례 금지 법안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고, 학교에 가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소녀들은 여성 할례를 포함한 젠더 기반 폭력에 더욱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폭력 예방과 인식개선 프로그램 등 국가 차원의 통제와 철폐 노력이 느슨해지면서 여성 할례 행위가 암암리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이 소말리아에서 진행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하르게이사 시와 브라오 시의 응답자 61%는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인해 여성 할례가 증가했다고 답변했고, 성인 응답자의 42%는 소녀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는 것이 피해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렇듯 여성 할례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플랜은 할례를 금지하는 법률 제정안을 위한 캠페인과 어린이를 비롯한 주민들과 지역 관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활동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먼저 플랜은 젠더 기반 폭력이 단번에 종식될 수 있도록 여성 할례 관행 예방 및 지원 프로그램에 ‘베이징+25 행동 계획(Beijing+25 Action Plans)’과 ‘세대 평등(Generation Equality)’ 프로세스를 명시적으로 포함시킬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해 나섰다.
또한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여성 할례 관습이 여자아이들의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알리고, 여성 할례가 종교적인 근거로부터 요구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는 등 공동체에게 할례라는 악습을 중단하도록 촉구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수단에서는 여성 할례를 종식시키고자 의사 결정권자들과 함께 일하며 소녀와 여성의 보호를 보장하고 그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수단 정책 입안자들의 관여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플랜코리아 관계자는 “잘못된 믿음 아래 자행되는 여성 할례와 그로 인해 고통받는 수많은 여자아이들과 여성들이 여전히 셀 수 없이 많다”면서 “모든 소녀와 여성은 자신의 신체에 대해 자유로워야 하고, 본인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할례가 성행하는 외로운 땅에서 공포에 떨고 있는 많은 여자아이들과 여성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이 잔혹하고 무서운 악습의 고리를 끊고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건강한 마음과 건강한 몸으로 당당하게 일어서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여성이 될 수 있도록 여성 할례 근절을 위해 플랜과 함께 목소리를 높여달라”고 말했다.
장구슬 (guseu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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