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장 없이 못들어가..앱 우회설치법까지 등장 [Digital+]
안드로이드 이용자 우회설치
중국·일본서도 선풍적 인기
"클럽하우스? 원한다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지난 2일 일론 머스크가 등장한 이후 국내 SNS에는 '클럽하우스 가입 방법'이 인기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사실 클럽하우스는 기존 회원의 초대가 있어야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SNS'다. 지인으로부터 초대장을 받아 가입이 승인되면 나에게도 2장의 초대권이 오고, 다시 지인을 초청할 수 있는 구조다. 현재는 애플 iOS 버전만 서비스하고 있어 아이폰에서만 사용 가능한데도, 가입자가 2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와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은 클럽하우스가 궁금하다며 들썩이고 있다. 자발적으로 클럽하우스를 홍보하는 해시태그(#클럽하우스 바이럴)까지 생겼다.
40대 직장인 김 모씨는 "페이스북 친구가 '일론 머스크가 클럽하우스에 떴다! 사람들이 몰려 금세 (대화방 입장 한도인) 5000명이 꽉 찼다'길래 미국의 유명 골프장 클럽하우스 이야기인줄 알았다"면서 "요즘 뜨는 '인싸(인기인) 앱'이라고 해서 깔아봤는데 완전 신세계다. 영어 공부도 할 겸 재택하면서 계속 켜두는데 관심 대화방 알림이 너무 많이 와서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고 말했다.
클럽하우스가 궁금한 네티즌들은 이미 '틈새'를 찾아냈다. SNS에는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클럽하우스 앱을 설치하는 방법과 '클럽하우스 초대장 없이 초대하는 방법'을 공유 중이다. 'Clubhouse for Android'라는 앱을 내려받을 수 있는 링크 주소가 돌고 있고, 초대장 없이 가입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글도 올라왔다. 이미 클럽하우스에 가입한 지인이 있는 신규 회원이 가입하고 대기 리스트에 등록하면 기존 가입자에게 알림이 뜨는데, 이때 'Let them in!'을 누르면 신규 가입자 입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서로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는 지인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클럽하우스 열풍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뜨겁다. 많은 대화방에서 중국어가 들리고, 일본은 주요 언론이 인기 비결을 분석하는 기사를 쓸 정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클럽하우스는 일본어를 지원하는 앱이 없는데도 올 1월부터 화제를 모으며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클럽하우스를 '음성 버전 트위터'로 불린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트위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미국에 이어 트위터를 가장 많이 쓰는 국가가 됐다.
클럽하우스 열풍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도 나오고 있다. 일단 다른 SNS와 달리 '휘발성'이 강하다. 녹음 기능이 없기 때문에 그 시간 그 대화방에서만 정보가 공유된다. 머스크의 대화방이 꽉 차자, 이 방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중계해주는 대화방들이 따로 생겼을 정도다. 코로나19로 재택과 비대면 문화가 1년 이상 지속되자 파티 문화에 익숙한 미국인들이 '탈출구'를 찾았다는 해석과, 영상으로 대면해야 하는 줌 미팅과 달리 말만 하면 되기 때문에 선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등 미국발(發) 서비스라면 일단 뭐든 써보고 싶어하는 일본인 특유의 성향도 클럽하우스 인기에 불을 지폈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의 인기는 '유명인사 효과'에 힘입은 바 크다.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서비스는 국내에도 있다. 네이버 밴드는 음성만 사용하는 '보이스콜'과 영상도 활용하는 '비디오콜'을 모두 제공한다. 보이스콜은 클럽하우스와 비슷하고, 비디오콜은 줌과 비슷하다. 모두 최대 50명까지 동시에 참여할 수 있다. 카카오톡과 SK텔레콤 영상·음성회의 시스템, 라디오계의 유튜브를 꿈꾸는 스푼라디오로도 클럽하우스 같은 '음성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
[신찬옥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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