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중·대러 강경 발언..중·러 "대미국 관계 깊이 있는 소통"

[바이든 정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정책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미국의 가장 심각한 경쟁국’으로 규정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국무부 청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의 번영과 안보, 민주적 가치의 가장 심각한 경쟁국인 중국의 도전에 정면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중국의 부당한 경제활동과 인권 유린,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공세적으로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대중국 정책을 비롯한 외교정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부를 재정비하고, 동맹과 협력하고,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역할을 새롭게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잃어버린 미국의 신뢰도와 도덕적 권위를 회복해 우월한 위치에서 중국과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토론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불량배’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아직까지 시 주석과 전화통화 등 일체의 소통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시 주석 역시 바이든 대통령에게 취임 축전조차 보내지 않은 상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협력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 등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분야에 대해선 중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코로나19 방역, 기후변화 대응, 핵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등의 분야를 미-중 협력이 가능한 분야로 꼽아왔다.

이와 관련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미 국무부 당국자의 말을 따 “동맹국과 입장을 완벽하게 일치시킨 이후 중국과 접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자료를 내어 왕이 외교부장이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중-러 양쪽은 국제관계에서 내정 불간섭이란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대미국 관계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는 소통을 했으며, 새로운 공통 인식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