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짜파게티 만든 '라면왕' 56년만에 농심 경영서 물러난다
56년간 맡은 등기이사직 내려놔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이을듯
너구리·짜파게티 등 메가히트
1985년이후 라면 1위 왕좌 굳혀
전세계 K-푸드 열풍 이끌기도
이는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평소 지인들에게 입버릇처럼 했다는 말이다. 오직 맛있는 라면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지난 50년간 대한민국의 라면 역사를 써온 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90세 고령을 이유로 56년간 유지해온 농심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농심에 따르면 농심은 다음달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이영진 부사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신 회장 임기는 다음달 16일까지다.
업계에서는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곧 신임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 회장이 고령이다 보니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등기임원직에서만 물러나는 것일 뿐 회장직은 당분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회장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추후 신 부회장이 차기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신격호 명예회장은 사업이 겹친다는 이유로 동생의 라면사업 진출을 강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이에 신 회장은 회사 이름을 롯데공업에서 농심으로 바꾸고 신격호 명예회장과 의절했다. 이후 부친 제사에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때도 신 회장은 빈소에 가지 않았다. 그 대신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을 보내 자리를 지키게 했다.
신라면, 새우깡 등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주요 제품들 모두 신 회장의 기획 아래 탄생한 것이다. 제품 이름 역시 신 회장이 직접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신라면은 신 회장이 자신의 성(姓)인 매울 신(辛) 자를 따서 만들었다.
1970년대 삼양라면의 선풍적인 인기에 맥을 못 췄던 농심은 1980년대에 이르러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너구리(1982년)를 시작으로 안성탕면(1983년), 짜파게티(1984년), 신라면(1986년)까지 내놓는 라면마다 히트를 치며 인기를 끌었고 1985년 단숨에 라면·스낵 업계 1위에 올라섰다. 그 후로는 왕좌를 내주지 않고 있다.
또한 선제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 지금의 K푸드 열풍을 견인했다. 신 회장은 1971년 라면 수출을 결정했으며, 현재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등 4개국에 생산과 판매법인, 영업지점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농심의 라면 신화를 생수 제품 '백산수'로 이어가고자 2015년 중국 옌볜에 백산수 공장을 준공했다.
신 회장은 백산수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생수 1위 브랜드 '에비앙'과 경쟁하고 싶어 한다. 농심 백산수는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 약 9.1%로 3위다.
[김효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신사임당 고전머리 모델인줄 알았는데…오만원신권에 제가 있어서 깜짝 놀랐죠 [W인터뷰]
- 신라면·짜파게티 만든 `라면왕` 56년만에 농심 경영서 물러난다
- "5만원권 신사임당 모델, 저예요"
- [포토] 롯데슈퍼, 초소형 전기차로 빠른 배송
- 독일서 만든 수제맥주 이름이 SA RANG HAE(사랑해)?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스멀스멀 떠오르는 엔비디아 ‘저평가론’
- “가상 부부의 인연에서 진짜 우정으로”… 김소은, 눈물 속 故 송재림 배웅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