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구독·자율주행·전기차..세계는 모빌리티 전쟁

강영운 2021. 2. 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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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의 이동 / 존 로산트·스티븐 베이커 지음 / 이진원 옮김 / 소소의책 펴냄 / 1만8000원
문득 동해안 바다의 일출이 보고 싶었다. 2시간 만에 해안가에 도달했다. 200㎞에 달하는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동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휘발유 자동차가 발명된 지 100년. 이동의 혁신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고, 경제를 혁신했다. 인류는 윤택의 극단을 누렸지만, 그만큼 지구는 파괴됐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이제 변화의 압력에 직면했다. 국제사회가 탈(脫)내연기관을 선언하면서다. 전 세계는 모두 친환경 전기차 육성을 선언하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히 '탈것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휘발유로 유지해 온 우리의 경제 체제의 근본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탈것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신간 '바퀴의 이동'은 탈것의 현재와 미래를 짚는다. 지은이 존 로산트와 스티븐 베이커는 비즈니스위크 출신 언론인이다. 로산트는 현재 도시에서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네트워크 뉴시티 재단 창립자기도 하다.

'탈것'의 혁명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자율주행차는 점점 진화를 거듭하고 있고, 전기차는 이미 대세가 된 지 오래. 도시 상공을 날아다니는 '로봇 택시'는 우리를 교통 지옥에서 구해줄 해방구로 주목받는다. 일론 머스크가 추진 중인 고속 지하터널 '루프'도 세계인이 기대하는 교통혁명 수단이다.

저자들은 전 세계 도시 곳곳을 찾았다. 모빌리티 혁명의 현장을 직접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사막 도시 두바이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국 상하이, 핀란드 헬싱키까지 구성이 다채롭다.

핀란드 스타트업 '마스 글로벌'은 모빌리티의 넷플릭스다. 일정 금액으로 영상을 무제한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처럼, 정액 요금을 통해 도시 내 교통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공유 자전거부터 트램, 버스, 자동차까지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안내한다. 목표는 더 많은 시민들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돕는 일이다. '마스 글로벌'은 10년 후 에어택시와 호화 유람선을 제공하는 등의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정부 역시 2018년부터 모든 모빌리티 기업이 교통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개방해야 한다는 법을 통과시키며 힘을 실어 줬다.

사막에도 교통혁명의 바람이 분다. 두바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선도 도시를 지향한다. 2020년대까지 에어택시를 대중화하고, 2030년까지 도시 내 도로 25%를 자율주행 전용도로로 바꾸기로 했다. 세계 어느 선진국보다 빠른 행보다.

중국의 굴기는 모빌리티에서도 이어진다. 저자는 상하이를 미래 교통의 혁명지로 꼽았다. 꽉 막힌 고속도로와 뿌연 매연은 도시의 상징과도 같았지만 천지개벽이 시작됐다. 강력한 행정력과 통제를 바탕으로 2700만 도시 인구의 모든 교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화웨이 같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이미 세계 굴지의 기업들과 경쟁할 만큼 성장했다. 세계 모든 기술과 자본이 모이는 실리콘밸리는 이미 전기차·자율차의 성지다. 그들의 바퀴는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나아간다. 대한민국은 수년째 헛바퀴만 돌고 있는 건 아닌지, 섬뜩해지는 대목이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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