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터줏대감의 투자 노하우, 한권에 담았다

서정원 2021. 2. 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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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슈왑 투자 불변의 법칙 / 찰스 슈왑 지음 / 김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펴냄 / 2만3000원

작년에는 배짱만 두둑하면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었다.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던 연초 증시가 저점을 찍은 뒤 계속 우상향했던 덕분이다.

올해는 다르다. 고점에 다다랐다는 우려와 아직 유동성이 충분하다는 낙관이 공존한다. 이에 따라 주가 흐름도 횡보한다. 코스피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와 S&P500지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지수 모두 높은 수준이다. 핀테크 개인 자산관리 회사 에임의 이지혜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2021년 가장 큰 적이 변동성"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혼란스러운 시기,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50년 가까이 월스트리트에서 버티며 살아온 투자자의 조언이라면 다소나마 참고가 될 수 있겠다.

미국 금융 서비스 회사 '찰스슈왑 코퍼레이션'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찰스 슈왑의 '찰스 슈왑 투자 불변의 법칙'이 국내 출간됐다.

슈왑은 1971년 할인 증권사 '퍼스트 커맨더'를 설립한 이래로 '24시간 전화 시세 조회 서비스' '판매수수료 없는 뮤추얼 펀드 슈퍼마켓 출시' 등 투자 서비스 업계에 많은 혁신을 일으키며 '개인투자자들의 영웅' '미국 금융계의 거인'이라 불리는 금융 전문가다. 그가 50년간 수없이 주식시장을 지켜보며 얻은 49가지 깨달음이 책 속에 담겼다.

그는 투자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요소로 세 가지를 꼽는다. '분산, 시간 그리고 비용'이 그것이다. '분산'은 투자 대상별로, 자산군별로, 시간별로 분산투자하는 것을 가리킨다. 특정한 대상이나 자산군에서 초래되는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이익이 발생한 투자 대상의 성장분을 공유하는 효과가 있다. '시간'은 경기가 성장하기 위해 발돋움할 때를 포착하는 것이다. 슈왑은 미국과 세계 경제는 이따금 일시적인 부침을 겪겠지만 성장을 '무한히'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경기 침체와 불황은 정기적으로 돌아오지만 다시 성장할 것이라고 믿고 기다릴 때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비용'이다. 수수료 등 투자에 드는 제반 비용을 가리킨다. 책은 투자에 드는 비용이 적을수록 내가 맡긴 돈의 더 많은 부분이 운용되므로 언제나 비용을 낮게 가지라고 충고한다. 특히 투자 기간이 길수록 투자 비용을 줄일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훨씬 크다. 저자는 인덱스펀드·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지수에 투자하는 것, 저비용으로 고객의 투자 결정 전반에 도움을 주는 저비용 자산관리 계좌 등을 권한다.

슈왑 본인도 고객의 비용을 줄여주면서 성공했다. 자문 수수료와 매수·매도 비용으로만 투자자금의 10% 가까이 쓰이던 때 슈왑은 1975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고정수수료 제도 폐지를 계기로 저수수료 정책을 내세워 개인투자자들을 공략했다. 기존 증권사들이 투자결정·거래체결·사후업무까지 모두 해줄 때 슈왑은 상담 서비스도 리서치 정보도 주지 않았다. 그 대신 수수료를 낮추고 주문을 빨리 처리해줘 많은 개인투자자에게 호평받았다. 1987년 상장 이후 찰스슈왑 코퍼레이션 주가는 연평균 19% 성장률을 기록하며 S&P500 상승폭을 상회해 왔다.

슈왑은 개인투자자 교육에도 힘써 왔다. 재정 관리와 금융 공부를 돕는 책을 쓰며 사람들에게 개인의 재정적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고, 투자를 통해 기업의 주인으로서 경제발전의 과실을 더 많이 누리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해 왔다. 투자의 태도에 대한 그의 철학은 단순하지만 힘이 있다. "좋을 때나 힘들 때나 끈기를 가지고, 원래 계획을 따르며 당황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중요한 건 실행이다. 그는 "인간의 본성을 극복할 때 비로소 투자자가 된다"고 덧붙인다. 당신은 투자자가 될 준비가 되었는가.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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