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타던 AMD 라이젠, 3년만에 '노란불'
(지디넷코리아=권봉석 기자)
2017년 이후 완제품 PC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높이던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성장세가 3년만에 멈췄다. 시장조사업체 머큐리리서치가 최근 공개한 x86 프로세서 점유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AMD의 점유율은 12분기만에 하락했다.
AMD는 이에 대해 "PC 업체에 공급하는 프로세서 포트폴리오를 보급형에서 고급형 위주로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생산 물량 압박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2020년 4분기 점유율, AMD 소폭 하락"
AMD는 지난해 11월 'AMD, 2020 3분기 x86 시장 점유율 상승세 기록'이라는 제목의 참고자료를 배포하고 머큐리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노트북용과 데스크톱용 프로세서 점유율 모두 12분기 연속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조사업체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4분기 전세계 x86 프로세서 시장에서 AMD의 점유율은 노트북 19.0%, 데스크톱 19.3%로 2020년 2분기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인텔은 노트북 81.0%, 데스크톱 80.7%를 차지해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2%, 0.8% 상승했다.
2017년 1분기 1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출시 이후 지속되던 AMD의 성장세가 3년만에 멈춘 것이다.
■ AMD "제품 출하 포트폴리오 변화가 원인"
AMD는 머큐리리서치 조사 결과 관련 지디넷코리아 질의에 "경쟁사(인텔)는 보급형 PC와 교육용 노트북용으로 상당한 양의 로우엔드 프로세서를 출하한 한편 AMD는 클라이언트 비즈니스 조합을 프리미엄 시장으로 옮겨가 분기별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답했다.
또 "(AMD가) 하이엔드 시장 공략을 강화한 결과 시장 점유율도 2019년 4분기 대비 2.1%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머큐리리서치 조사 결과가 세계 제조사의 완제품 PC 출하량만 집계 자료로 삼고 있고 연간 최대 240만대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조립PC 시장 등은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그러나 다나와리서치 등에 따르면 국내 조립PC 시장에서도 지난 10월 이후 인텔 프로세서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 기존 프로세서 대신 라이젠 5000 칩 찍었나
AMD 점유율 하락과 관련해 PC 업계 관계자들은 "AMD가 라이젠 5000 시리즈 출시를 위해 노트북용 이전 세대(4000 시리즈) 프로세서 출하를 멈추는 등 제품 출하량을 조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MD 노트북용 라이젠 5000 시리즈(개발명 '세잔') 프로세서는 데스크톱용 제품 출시 이후 약 4개월만에 시장에 출시됐다. 올 초 CES 2021 기조연설을 통해 공개된 뒤 지난 1월 말부터 이를 탑재한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
■ 생산량 제약·콘솔 수요 폭증에 공급 문제 심화
그러나 AMD의 성장세 멈춤은 제품 위탁 생산체제가 지닌 근본적인 한계가 원인일 가능성이 더 크다.
AMD는 현재 AMD 라이젠 프로세서와 라데온 그래픽칩셋은 물론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에 탑재되는 프로세서 등 다양한 제품을 전량 대만 TSMC에서 생산한다.
대만 공상시보 등에 따르면 현재 AMD가 TSMC에서 확보한 반도체 생산량 중 70~80% 가량이 이들 콘솔 게임기 생산에 쓰이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이들 콘솔게임기 수요가 늘어나며 생산량을 섣불리 줄일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리사 수 AMD CEO는 지난 달 진행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 상반기에는 공급에 약간 차질이 있겠지만 하반기에는 생산 물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마이크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IR 담당 역시 "X박스 시리즈X·S 등 콘솔게임기 공급 물량 부족이 올 상반기 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AMD가 프로세서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손을 잡을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대만 디지타임스는 4일 "AMD가 TSMC 대신 삼성전자를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권봉석 기자(bskwo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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