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고생만큼 닳은 안내문..그래도 희망은 잃지 마시길 [금주의 B컷]

사진·글 이준헌 기자 2021. 2. 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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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코로나19 사태가 주변의 많은 것들을 너덜거리게 만든다. 정부가 매일 발표하는 신규 확진자 수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통계 숫자에 점점 무덤덤해지고 있다. 참 많은 것들이 닳고 있다.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 대기 줄 바닥에 붙어 있는 안내문은 이곳을 오간 발걸음으로 인해 겉부터 무너지고 있었다. 번갈아 가며 빨아 쓰고 있는 마스크는 슬슬 고무줄이 늘어나고 있다. 어느 건물의 입구 손잡이와 승강기 버튼을 감싸고 있던 항균 필터는 조만간 구멍이 날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교체 가능한 것들의 ‘닳음’은 괜찮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으로 의료진의 피로도는 매일 한계를 경신하며 높아진다. 강원도의 한 병원에서는 의료진 8명이 12시간씩 맞교대하며 10명이 넘는 환자를 돌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스스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중증 환자들이라 진료와 돌봄을 함께하는 의료진의 피로도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늘어지는 상황에 많은 시민들도 지쳐 있다. 그러는 사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만명을 넘어섰다.

사진·글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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