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조정' 최지만 "권리 행사..청문회 즐겁게 했다"

"세 자릿수 연봉 받게 돼 뿌듯"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흥이 넘치는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은 메이저리그(MLB) 연봉조정청문회도 "즐겁게 했다"면서 좋은 결과를 기다렸다.

최지만은 5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새벽 4시반까지 온라인을 통해 연봉조정청문회를 했고, 지금 다소 피곤하다"며 "좋은 분위기에서 했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긴장했는데 재미있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에이전트도, 구단도 잘 준비했다"며 "주변에서 논란이 될 것이라는 말도 하던데, 팀과 내가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나는 선수로서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만은 2021시즌 연봉으로 245만달러를 원했다. 반면 구단은 185만달러를 제시했다.

구단과 60만달러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최지만은 연봉조정을 신청했고, 3명의 연봉조정위원으로 구성된 연봉조정청문회를 치렀다.

연봉조정 신청 자격은 메이저리그에서 서비스 타임 3년을 채운 선수만 가질 수 있다.

2010년 동산고를 졸업하고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최지만은 수 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눈물젖은 빵을 먹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것은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다.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딘 끝에 연봉조정 신청 자격을 갖췄기에 최지만은 신청 자체로도 감회가 새롭다.

최지만은 "여기까지 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어려울 때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는데 연봉조정 신청 소식에 연락을 많이 주시더라"고 말했다.

조정위원들은 구단과 선수 중 한 쪽의 손을 들어준다. 어느 쪽이 연봉조정에서 승리하든 최지만은 처음으로 연봉 100만달러를 돌파한다.

최지만의 2020시즌 연봉은 85만달러였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팀당 60경기만 치른 탓에 경기 수에 비례한 연봉과 인센티브를 더해 42만7148달러를 받았다.

162경기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최지만의 연봉은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최지만은 "연봉이 오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팀이 원하는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아직 연봉 인상이 실감되지는 않는다는 최지만은 "통장에 들어와야 실감날 것 같다. 세금도 내야하고, 에이전트 수임료도 줘야한다. 내가 다 받는 것은 아니다"고 농담삼아 말한 뒤 웃었다.

최지만은 "세 자릿수 연봉을 받게 돼 뿌듯하기도 하다. '언제 연봉조정 신청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12년째 미국에서 뛰고 있다. 여기까지 온 것이 감회가 새롭다"고 덧붙였다.

마이너리그에서의 설움을 견뎌내고 이제 주목받는 빅리거로 자리매김한 최지만은 자신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후배들을 챙기는 입장이 됐다.

최지만은 "후배들이 연락하기 어려워하는데, 배지환은 자주 연락을 하면서 친해졌다. 배지환은 내가 했던 것을 똑같이 하기 때문에 즐기라는 말을 자주 해준다"며 "아직 메이저리그 선수가 아니니 재미있게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해외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