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올해는 잘될 것 같다" 돌아온 자신감, 돌아온 정영일

김태우 기자 2021. 2. 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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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은 뚝 떨어져 있었다.

맞든 아니든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켰던 정영일(31․SK)의 얼굴에도 자신감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정영일은 "밸런스를 찾아가면서 모든 것이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웃었다.

올해 전망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하던 정영일은 "잘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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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일은 자신감과 함께 2021년을 힘차게 시작했다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제주, 김태우 기자] 구속은 뚝 떨어져 있었다. 맞든 아니든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켰던 정영일(31․SK)의 얼굴에도 자신감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추락한 팀 성적, 추락학 투수 성적은 투수조의 리더인 정영일의 어깨를 더 짓눌렀다.

잊고 싶은 2020년이었다. 부상으로 미국 전지훈련 참가가 좌절된 정영일은 그와 별개로 의욕적으로 1년을 시작했다. 2019년 만들어낸 상승세의 물줄기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또한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투수조 조장이 되고 싶었다. 추운 한국에서 열심히 공을 던졌다. 오히려 미국에서 돌아온 동료들보다 컨디션이 더 좋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1군 29경기 등판에 그쳤다. 시즌 내내 1군과 2군을 오갔다.

몸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정영일이다. 훈련을 게을리한 것은 아니었는데 초반에 많은 공을 던진 게 탈이 났다. 시즌 막판에는 구속까지 뚝 떨어졌다. 정영일은 “지난해에는 135~136㎞가 나오더라”고 허탈하게 웃었다. 자신의 투수 인생에서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구속이었다. 많은 좌절을 겪은 투수였지만 또 다른 유형의 좌절에 고민도 많이 했다.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고, 더 열심히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11월은 물론, 12월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운동을 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전 삼성 투수 신용운의 도움도 받았다. 전주로 내려가 신용운이 운영하는 ‘전주유소년 효자야구장’에서 부지런히 훈련을 했다. 가장 고민이 되던 훈련 파트너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하고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정영일은 “(최)형우형도 와서 훈련을 하는 등 전체적인 시설과 환경이 좋았다. 덕분에 겨울 훈련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전주에서 얻은 자신감에 이어, 제주 전지훈련은 두 번째 터닝포인트다. 정영일은 제주도와 좋은 기억이 많다. 매년 플로리다 캠프에 가기 전 제주도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개인 최고 성적을 기록한 2019년의 성과도 여기서 만들어졌다. 팀 동료들 중 누구보다 이곳이 익숙하기도 하다. 1월 18일 김태훈 등 동료 선수들과 함께 제주도로 와 미리 터를 잡았다. 전력 투구는 아니지만 공을 던지면서 하나의 확신을 얻었다. “올해는 다르다”는 기분이다.

정영일은 “밸런스를 찾아가면서 모든 것이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웃었다. 지난해에는 볼 수 없었던 미소다. 지난해 받은 상처도 많이 아물었다. 어투에서는 모든 것을 단칼에 자르고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 전망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하던 정영일은 “잘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간혹 찾아왔던 통증도 없고, 마음가짐도 새로이 했다. 선수 스스로도 기대감이 커지는 시즌이다.

정영일은 ‘시범경기에서 140㎞대 초․중반을 던질 수 있느냐’로 첫 평가를 하면 된다고 했다. 3․4월에 그 정도 구속만 유지하면, 그 뒤로는 다시 140㎞대 후반의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5일 정영일의 첫 불펜피칭(30구)을 본 투수파트 코치들은 “전체적으로 좋았다”, “가장 씩씩하게 던졌다”고 호평했다. 자신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 순조롭다는 증거가, 외부의 시선에서 나오고 있었다.

올해는 리더로서도 성공하고 싶은 정영일이다. 어린 투수들의 버팀목이 되고 싶어 한다. 지난해에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크다. 그는 “투수조장으로서 미안한 것이 많았다. 하지만 후배들이 항상 잘 따라준다”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모두 드러내면서 올해는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영일의 가장 큰 무기는 언제나 자신감이었다. 그 자신감을 되찾은 정영일이 좋은 기분과 함께 2021년을 열었다.

스포티비뉴스=제주, 김태우 기자제보>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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