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발달에 치명적" 거버 등 美이유식에 중금속 위험

이옥진 기자 2021. 2. 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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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측 "제품 원료인 농작물이 자라는 토양에서 비롯된 것"
/거버 홈페이지 캡처

네슬레 거버 등 유명 이유식 브랜드 제품들에서 비소와 같은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위험 수준’으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 감독개혁위 소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조사보고서에서 시판되고 있는 여러 대기업 이유식 제품들에서 뇌 발달에 치명적인 해를 입힐 수 있는 위험한 수준의 독성 중금속이 나왔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금속이 검출된 이유식 브랜드는 거버(Gerber)와 비치넛뉴트리션(Beech-Nut Nutrition), 너처(Nurture), 하인셀레셜(Hain Celestial)이다. 월마트(Walmart), 스푸라우트오가닉푸즈(Sprout Organic Foods), 캠벨수프(Campbell) 측은 의회 조사에서 협조하지 않았다고 소위는 전했다.

중금속이 검출된 이유식 제품의 종류는 곡물 시리얼, 고구마 퓨레, 주스, 퍼프 과자 등이다. 검출된 중금속은 비소와 납, 카드뮴, 수은 등으로,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라고 규정하는 것들이다. 거버의 경우에는 제품 원재료 중 쌀은 비소 함유량이, 당근은 카드뮴 함유량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금속은 특히 유아의 뇌와 신경 손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약과 제초제 등에 함유돼 있는 비소·납 등의 중금속은 수십 년이 지나도 토양과 물에 남아있을 수 있다. 컨슈머리포트의 마이클 한센 선임연구원은 이유식에 첨가되는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이유식의 주재료인 쌀 때문에 이유식 제품의 중금속 수치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센 연구원은 “(중금속이) 걱정되는 부모는 이유식을 가공되지 않은 과일과 야채로 바꾸기를 권한다”고 했다. FDA는 쌀로만 만들어진 시리얼이 아닌 다양한 곡물이 들어간 시리얼을 유아에게 먹일 것을 권고했다.

소위 위원장인 라자 크리슈나무시 하원 의원(민주)은 “이들 제조사는 높은 수준의 독성 중금속이 (제품에) 든 것을 알면서도 이를 판매해왔다”고 지적했다. 업체들은 중금속이 제품 원료인 농작물이 자라는 토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거버 측은 해당 보고서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앞서 거버 대변인은 “문제의 요소들은 작물이 재배되는 토양과 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재배 전 토양 검사 등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하인셀레셜 측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중금속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했다. 비치넛뉴트리션 측은 “자사 제품은 안전하다”며 “현재 (의회) 보고서에 대해 검토 중이며, FDA 등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고, 너처 측은 “(보고서의) 부정확성과 편향성에 실망했다”며 “우리는 모든 제품이 영유아에 안전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소위는 보고서를 통해 FDA가 시판용 이유식에 허용되는 독성 중금속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제를 할 것을 촉구했다. 제조사가 이유식 재료가 아닌 완제품을 대상으로 중금속 테스트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FDA는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관련 검토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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