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 승인..주가 날개 달까
[서울=뉴시스] 송연주 이승주 기자 = 셀트리온(068270)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가 국내 1호 치료제로 탄생한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내에선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향후 해외 진출 시에 주목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어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960㎎’(성분명 레그단비맙)의 조건부 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이 조건이다.
이번 허가에 따라 '렉키로나'는 국내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가 됐다.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허가받은 코로나 항체치료제다. 사용방법은 성인 체중 1kg 당 이 약 40㎎을 90분(±15분)간 정맥 주사하는 것으로 허가됐다.
최종점검위원회는 "검증 자문단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자문 결과를 존중해 이 약품의 사용 범위를 고위험군 경증에서 중등증 성인 환자로 최종 결정했다"며 "안전성·효과성과 관련한 각 분야별 심층적인 검토와 현장조사 결과 등을 검토한 결과 품목허가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조건부허가가 셀트리온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국내 코로나 환자수가 세계 다른 나라보다 적은 편이라 시장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셀트리온에는 긍정적 이슈"라며 "이번 승인을 기반으로 미 식품의약처(FDA)나 EMA(유럽의약품청)을 신청할 수도 있지 않나.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FDA와 EMA 허가신청을 위한 사전협의 중"이라며 "끝나는 대로 바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달 13일 렉키로나의 글로벌 임상 2상 발표했지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임상 결과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기존 미 FDA에서 EUA승인을 이미 획득한 리제네론사와 일라이릴리사의 항체치료제 대비 비교열위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지만 발표 후 3거래일 동안 18% 하락했다.
이에 대해 "임상결과와 상관없이 환자 수가 적고 시장규모가 작은 국내에서의 조건부 허가보다 미국 시장 진출여부가 실적개선에 더 중요한 이벤트이고 아직은 자료만으로 실제 미 FDA에 EUA신청서 제출이 가능한 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며 "미국시장 진출에 대한 불확실성에 반등하지 못한 것"으로 봤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 신약과 달리 코로나 치료제는 제약사와 정부 간의 계약에 의해 판매된다"며 "해외 정부들이 치료제를 비축하는 기준은 경쟁약물간 약효와 가격일 것이다. 렉키로나가 여타 약물들 대비 선택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해외승인과 수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단기간에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능력을 확인해줬다. 반복되는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은 셀트리온에 제 2의 치료제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시장 두 개의 성장동력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이슈만으로는 주가가 크게 움직이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 연구원은 "주가는 이미 앞선 임상 발표 후 어느 정도 선반영된 만큼 이번 발표로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날 셀트리온은 조건부허가 발표 후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20분께 전 거래일(34만1500원) 대비 1.46% 오른 34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발표 후 외국인은 순매도로 돌아선 반면 기관은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발표 후 약 30분이 지난 오후 2시30분께 잠정 외국인은 116억2100만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11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한편 셀트리온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044억원, 영업이익 210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32%, 84%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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