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상수지 753억달러 흑자, 반도체 호황기 만큼 좋았다(종합)
최정희 2021. 2. 5. 15:36
미·중 갈등 심했던 전년보다 흑자폭 156억달러 증가
진단키트 등 운송 늘어..운송수지 5년 만에 흑자 전환
올해 흑자폭 축소 전망..유가 오르고 미·중 갈등 불확실성
진단키트 등 운송 늘어..운송수지 5년 만에 흑자 전환
올해 흑자폭 축소 전망..유가 오르고 미·중 갈등 불확실성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경상수지가 75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사상 유례 없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도 역대 여섯 번째로 흑자 폭이 컸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752억3000만달러), 2018년(774억7000만달러) 수준의 흑자다. 국제유가 하락과 비대면 활동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가 상품수지 흑자폭을 키웠다. 해외 여행 감소,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운송 증가에 서비스 수지 적자폭이 축소된 것도 흑자폭을 키우는 데 영향을 줬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은 작년보다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 데다 미국 새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간 갈등 우려,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 예상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 작년 코로나, 미·중 분쟁때보다 흑자폭 더 컸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경상수지(잠정)는 752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가장 심했던 2019년(596억8000만달러)보다 156억달러 증가한 것이다. 경상수지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코로나19보다 미·중 갈등에 따른 타격을 더 크게 받은 셈이다.
수출과 수입 등을 통한 달러 유입을 보여주는 상품수지 흑자폭은 819억5000만달러로 1년전(798억1000만달러)보다 21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수출이 7.2% 감소한 반면 수입이 8.8% 감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들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이 커졌다.
통상 수출보다 수입이 줄어 흑자를 달성할 경우 ‘불황형 흑자’라고 보나 작년엔 그 내용을 볼 때 불황형 흑자 성격은 아니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서 40달러 내외로 하락하면서 원자재 가격 하락에 수입이 가격 요인에 의해 줄었다”며 “또 경기 둔화로 인해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 불황형 흑자이나 작년엔 투자(설비투자 6.8% 증가)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팬데믹에 주요국 경제 봉쇄가 나타나며 수출이 감소하자 경상수지 흑자폭 감소 등을 우려했었다. 실제로 작년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90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21억달러 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하반기엔 562억달러 흑자로 177억달러 증가했다. 특히 하반기 상품수지 흑자폭은 568억달러로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유가 하락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도 있지만 반도체 수출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전체 수출은 상반기 11.3% 감소하다 하반기에는 0.4% 증가했다. 반도체 역시 이 기간 1.3% 감소에서 12.6% 증가로 바뀌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마스크 등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바이오헬스 분야의 수출은 41.7%에서 7.0%로 증가폭이 커졌다.
해외서 쓴 돈 줄어..서비스 수지 적자폭 100억달러 축소
1년전보다 156억달러 가량 흑자폭이 커진 것의 대부분은 서비스 수지 적자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서비스 수지 적자폭은 268억5000만달러에서 161억9000만달러로 156억달러 가량 적자폭이 줄었다. 코로나19에 해외 여행이 막히니 11월까지 누적으로 출국자 수는 84.1% 감소했다. 입국자 수 역시 84.7% 줄었다. 이에 따라 여행수지가 118억7000만달러 적자에서 56억3000만달러 적자로 절반 가량 축소했다.
진단키트, 마스크 등 화물을 옮기는 항공·해상 운송이 늘어나면서 운송수지는 21억3000만달러 흑자로 2015년(46억5000만달러) 이후 5년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작년 선박컨테이너운임지수는 18~52% 가량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별도 자료를 내고 “2분기 큰 폭의 수출 감소 영향에도 하반기 들어 수출 개선세가 이어지며 상품수지 흑자폭이 확대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여행 감소, 해운 경쟁력 향상 등에 따른 운송수지 개선 등으로 서비스 수지 적자폭이 크게 축소됐다”고 밝혔다. 배당 등 본원소득수지와 이전소득수지를 합산한 소득수지는 해외 투자에 따른 이자 수입 증가에 95억2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가뜩이나 불안했던 외환시장에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위기때 달러가 부족한데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은 줄어들 전망
다만 올해는 경상수지 흑자폭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 등이 올 들어서 50달러 초반대로 빠르게 오르는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상품수지 흑자폭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재부 역시 “내수 활성화, 유가 회복 등으로 흑자폭이 다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도 작년 11월 경상수지를 전망하면서 작년 650억달러, 올해 600억달러로 작년보다 올해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갈등도 경상수지 전망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변수다. 조 바이든 새 행정부 내에서도 미·중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중국과 가까운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양국의 갈등이 더 촉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선 우리나라에 반중(反中) 연대 동참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미·중에 40% 가량을 수출하기 때문에 양측의 갈등은 미치는 타격이 크다. 실제로 2019년 미·중 갈등이 격화되자 700억달러대의 경상수지 흑자폭은 590억달러대로 감소했다. 수출은 11.1%, 수입은 7.6% 감소해 코로나19가 퍼졌던 작년보다 수출은 감소폭이 더 커졌다. 박 국장은 “미·중 영향, 코로나 확산, 백신 접종 등에 따라 경상수지 전망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경상수지(잠정)는 752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가장 심했던 2019년(596억8000만달러)보다 156억달러 증가한 것이다. 경상수지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코로나19보다 미·중 갈등에 따른 타격을 더 크게 받은 셈이다.
수출과 수입 등을 통한 달러 유입을 보여주는 상품수지 흑자폭은 819억5000만달러로 1년전(798억1000만달러)보다 21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수출이 7.2% 감소한 반면 수입이 8.8% 감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들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이 커졌다.
통상 수출보다 수입이 줄어 흑자를 달성할 경우 ‘불황형 흑자’라고 보나 작년엔 그 내용을 볼 때 불황형 흑자 성격은 아니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서 40달러 내외로 하락하면서 원자재 가격 하락에 수입이 가격 요인에 의해 줄었다”며 “또 경기 둔화로 인해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 불황형 흑자이나 작년엔 투자(설비투자 6.8% 증가)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팬데믹에 주요국 경제 봉쇄가 나타나며 수출이 감소하자 경상수지 흑자폭 감소 등을 우려했었다. 실제로 작년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90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21억달러 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하반기엔 562억달러 흑자로 177억달러 증가했다. 특히 하반기 상품수지 흑자폭은 568억달러로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유가 하락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도 있지만 반도체 수출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전체 수출은 상반기 11.3% 감소하다 하반기에는 0.4% 증가했다. 반도체 역시 이 기간 1.3% 감소에서 12.6% 증가로 바뀌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마스크 등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바이오헬스 분야의 수출은 41.7%에서 7.0%로 증가폭이 커졌다.
해외서 쓴 돈 줄어..서비스 수지 적자폭 100억달러 축소
1년전보다 156억달러 가량 흑자폭이 커진 것의 대부분은 서비스 수지 적자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서비스 수지 적자폭은 268억5000만달러에서 161억9000만달러로 156억달러 가량 적자폭이 줄었다. 코로나19에 해외 여행이 막히니 11월까지 누적으로 출국자 수는 84.1% 감소했다. 입국자 수 역시 84.7% 줄었다. 이에 따라 여행수지가 118억7000만달러 적자에서 56억3000만달러 적자로 절반 가량 축소했다.
진단키트, 마스크 등 화물을 옮기는 항공·해상 운송이 늘어나면서 운송수지는 21억3000만달러 흑자로 2015년(46억5000만달러) 이후 5년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작년 선박컨테이너운임지수는 18~52% 가량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별도 자료를 내고 “2분기 큰 폭의 수출 감소 영향에도 하반기 들어 수출 개선세가 이어지며 상품수지 흑자폭이 확대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여행 감소, 해운 경쟁력 향상 등에 따른 운송수지 개선 등으로 서비스 수지 적자폭이 크게 축소됐다”고 밝혔다. 배당 등 본원소득수지와 이전소득수지를 합산한 소득수지는 해외 투자에 따른 이자 수입 증가에 95억2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가뜩이나 불안했던 외환시장에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위기때 달러가 부족한데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은 줄어들 전망
다만 올해는 경상수지 흑자폭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 등이 올 들어서 50달러 초반대로 빠르게 오르는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상품수지 흑자폭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재부 역시 “내수 활성화, 유가 회복 등으로 흑자폭이 다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도 작년 11월 경상수지를 전망하면서 작년 650억달러, 올해 600억달러로 작년보다 올해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갈등도 경상수지 전망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변수다. 조 바이든 새 행정부 내에서도 미·중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중국과 가까운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양국의 갈등이 더 촉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선 우리나라에 반중(反中) 연대 동참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미·중에 40% 가량을 수출하기 때문에 양측의 갈등은 미치는 타격이 크다. 실제로 2019년 미·중 갈등이 격화되자 700억달러대의 경상수지 흑자폭은 590억달러대로 감소했다. 수출은 11.1%, 수입은 7.6% 감소해 코로나19가 퍼졌던 작년보다 수출은 감소폭이 더 커졌다. 박 국장은 “미·중 영향, 코로나 확산, 백신 접종 등에 따라 경상수지 전망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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