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 사라질 세상..여론독점 막을까, 시민 목소리 막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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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실검'으로 불리는 네이버의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 폐지 방침이 결정되자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05년 5월 실검을 도입한 뒤 16년간 이용자가 가장 많이 찾는 검색어를 순위별로 공개해 최신 이슈를 실시간으로 접하도록 했다.
직장인 박모씨(35)는 "네이버가 검색어를 조작한다는 얘기는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며 "이미 실검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한 이상 없애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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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검색 본연 기능해야" vs "사건사고 가장 빠른 통로"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김도엽 기자 = 흔히 '실검'으로 불리는 네이버의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 폐지 방침이 결정되자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눈과 귀를 가리는 통제'라는 쪽과 '불법 홍보·마케팅 도구의 차단'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네이버의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가 끝난다. 네이버는 "풍부한 정보 속에서 능동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소비하고 싶은 커다란 트렌드 변화에 맞춰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 2005년 5월 실검을 도입한 뒤 16년간 이용자가 가장 많이 찾는 검색어를 순위별로 공개해 최신 이슈를 실시간으로 접하도록 했다.
양대 포털인 다음 또한 네이버가 실검을 도입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실검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유명인사의 사생활 침해와 대중의 의제 설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2019년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 즈음에는 임명 찬성과 반대 편이 각각 '조국 힘내세요' '조국 사퇴' 등의 검색어를 1위에 밀어 올렸다. 이처럼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데 이어 기업의 광고판으로 전락됐다는 주장과 함께 네이버 실검도 다음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주요 SNS 및 포털에서는 '이미 불법 홍보와 마케팅의 조작 도구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다' '굳이 찾아보지도 않는 키워드를 노출해 눈과 귀를 가리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검색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가야 한다' 등 실검 폐지 찬성 입장이 나왔다.
직장인 박모씨(35)는 "네이버가 검색어를 조작한다는 얘기는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며 "이미 실검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한 이상 없애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반면 '사고가 났을 때 가장 빠르게 알 수 있었던 순기능이 사라진다' '최신 이슈를 가장 빨리 알 수 있는데, 논란이 있다고 바로 없애는 건 옳지 않다' '검색은 구글이 나아도 실검이 있단 점에서 네이버가 좋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김모씨(32·여) "검색어 조작 문제가 있다면 해결책을 찾아야지 통로 자체를 없애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사람들의 관심사가 큰 영역인데 굳이 없애야 하는가"라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수천만 명의 이용자를 가진 플랫폼의 독점적 여론 형성을 막는 순기능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기존 포털과 유사한 다른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이 옮겨가는 풍선 효과만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실검은) 시간이 지나며 결국 기사 유통과 관련된 독점 권력을 유지하는 한 도구로 전락한 케이스가 돼버렸다"며 "부작용이 있었는데도 오히려 포털이 실검에 포획돼 놓지 못하고 있던 측면이 컸다"고 했다.
이와 달리 정용국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실검은 이른바 '초단기(超短期) 여론'으로 재밌고 유용한 서비스로 평가할 수 있어 폐지에 반대한다"며 "여론 형성의 힘을 가지지 않는 시민들도 얘기할 통로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에 대해 한 교수는 "그간 거대 포털이 독점해오던 아젠다(의제) 세팅을 다양한 주체들이 하게 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고, 정 교수는 "유권자들의 의견을 표출할 통로가 좁아진다는 면에서 민주주의 성숙에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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