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PC 은닉' 자산관리인 2심도 집유(종합)

"증거은닉 적지 않아..실체적 진실 발견 어렵게 해"
"두 사람 관계 미뤄볼 때 김씨 범행 주도 어려워"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 2020.12.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지시에 따라 정 교수의 개인용컴퓨터(PC)를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씨(39)가 2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부장판사 김예영 이원신 김우정)는 5일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 교수의 사모펀드 및 투자비리 의혹에 있어 컴퓨터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교수 지시에 따라 하드디스크 2개를 교체하고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 3개를 건네받았으며 동양대 교수실 하드디스크를 반출해 헬스장 등에 숨기는 등 은닉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후 하드디스크 1개가 사라져 증거로 사용되지 못했으나 나머지 하드디스크에서 정 교수 동생과 코링크PE와의 카카오톡 대화, 아들 조모씨의 법무법인 청맥 인턴십 확인서 등 주요 증거가 다수 발견됐다"며 "따라서 하드디스크 은닉은 실체적 진실 발견을 곤란하게 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김씨는 주요 고객인 정 교수와의 관계에서 열세에 있었다"며 "정 교수의 요청에 따름으로써 범행한 것으로 보이며 컴퓨터 반출 등도 김씨 주도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직전인 2019년 8월 조 전 장관 부부의 지시로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 자택 PC의 하드디스크 3개와 동양대 교수실 컴퓨터 1대를 숨긴 혐의를 받는다.

1심은 김씨가 정 교수 부탁을 받고 소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도 있지만 증거은닉에는 적극 가담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도 김씨가 하드디스크를 수사기관에 먼저 임의제출한 점, 정 교수를 통해 본체를 제출한 점, 하드디스크에서 자료를 삭제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판결에 김씨 측과 검찰 모두 불복하며 항소했다.

ho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