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서 춤추고 '부비부비'..헌팅포차 '꼼수영업', 거리두기 사각지대

공지유 2021. 2. 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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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 헌팅포차' 집단감염 계속..확산 우려
춤 안 추면 일반음식점 영업 가능..'단속 사각지대'
지자체 "적발 쉽지 않아..단속 강화 방침"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서울 광진구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헌팅포차발(發)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헌팅포차·감성주점 특성상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을 하겠다’고 하면 집합금지를 할 수 없다는 사각지대를 노린 ‘꼼수 영업’이 계속되면서 지자체에서는 변칙 영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2일 수도권 한 헌팅포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님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영상이 올라왔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거리두기에도 ‘춤추고 껴안고’…헌팅포차 집단감염에 ‘분통’

서울시에 따르면 5일 광진구 헌팅포차 관련 확진자는 5명 추가돼 총 56명으로 늘었다. 이 헌팅포차에서는 지난달 29일 최초 확진자가 나온 후 감염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 업소는 헌팅포차 유형 업소로, 거리두기 2단계 이후 집합금지 대상이었지만 ‘확진자 발생시 구상권 청구를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쓰고 일반음식점 형태로 전환해 영업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 포차에서는 이후에도 기존 영업방식처럼 손님들이 춤을 추거나 테이블을 오가며 술을 마시는 등 밀접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여전히 일부 헌팅포차·감성주점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을 변경한 후에도 기존의 ‘춤추는 술집’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광진구 헌팅포차’ 감염이 시작된 이후에도 일부 헌팅포차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객들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며 가게를 홍보했다. 수도권 한 헌팅포차에는 ‘우리 업소는 유흥업소가 아닌 일반음식점이다’라는 안내가 붙어 있기도 했다.

헌팅포차발 집단감염이 계속되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보였다. 최근 건대입구에서 저녁을 먹었다는 김모(29)씨는 “헌팅포차도 아닌 일반 술집에서 사회자가 노래에 맞춰 춤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며 “다들 게임을 하는 분위기라 테이블끼리도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이러다 확진자가 나오는 게 아닐까’ 했는데 정말 집단감염이 일어나니까 무섭다”고 말했다.

건대입구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도 “9시 이후 영업제한이 되고 나서 오후 3~4시부터 사람들이 술집 앞으로 모이곤 했다”며 “이번에 나온 곳이 아니더라도 몰래 헌팅포차처럼 운영한 곳이 꽤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역 인근에 다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포차 문이 닫혀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반음식점이라 춤 안 추면 영업 가능”…변칙영업 ‘사각지대’

헌팅포차에서의 집단감염 위험성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지적돼 왔다. 앞서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클럽·콜라텍 등 유흥업소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을 하는 감성주점·헌팅포차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지 않아 ‘방역 사각지대’ 우려가 나왔다.

이후 거리두기 단계가 개편되며 지난해 11월 말부터 감성주점과 헌팅포차에도 집합금지 조처가 내려졌지만, 이런 형태의 업소들은 여전히 유흥업소가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일반 음식점 형태의 영업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영업이 가능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5일 기준 일반음식점 영업행위로 전환한 헌팅포차는 27곳, 감성주점은 17곳이다.

또 같은 ‘감성주점’이어도 지자체 조례에 따라 춤을 출 수 있는 업소로 등록된 경우와 춤을 출 수 없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경우도 있었다. 서울 한 유명 감성주점은 지점이 8곳 있는데, 이 중 4개 지점은 ‘춤을 출 수 있도록 허용된 일반음식점’으로, 나머지는 춤을 출 수 없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다.

현재 춤을 출 수 있는 지점들은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집합금지된 상태지만, 나머지 지점들은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업소는 감성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이기 때문에 ‘감성주점’ 집중 점검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해당 주점이 있는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일반음식점이기 때문에 점검을 강화할 수는 없고 방역수칙 준수 여부 지도점검 대상에만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헌팅포차들이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되다 보니 지자체들은 ‘변칙 영업’ 단속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광진구 관계자는 이번 헌팅포차 집단감염에 대해 “해당 업소들이 일반음식점과 헌팅포차를 오가며 영업 형태를 바꿔 적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감성주점과 헌팅포차 등에 대한 집중점검과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지유 (notice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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