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포 먹었다"며 한파에 아이 내보낸 친모.. 기소 의견 검찰 송치

내복 차림 6살 아이, 혹한에 길거리 떠돌아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동 한 골목길에서 아동이 내복 차림으로 길을 걷고 있다. SBS 영상 캡처

몰래 쥐포를 먹었다는 이유로 내복만 입은 6살 아이를 서울 강북구 집 밖으로 쫓아낸 친모가 검찰로 넘겨졌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5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20대 여성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10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자택에서 자신의 딸을 집 밖으로 내보낸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혹한의 추위에 외부 체감온도는 영하 10도에 달했지만, 아이는 외투도 걸치지 않은 내복 차림이었다. 아이는 경찰 조사에서 "엄마가 쥐포를 먹었다고 집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북서는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던 또 다른 여성 B씨에 대한 사건은 아동보호사건으로 8일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달 8일 우이동에서 5살 된 딸을 홀로 거리를 떠돌게 만든 혐의를 받았다. 아동보호사건이란 혐의는 인정되지만 처벌보다 가정 보호를 우선하는 조치로 법원에서 보호관찰 수강명령 등을 내릴 수 있다.

5살 아이 역시 발견 당시 내복 차림으로 편의점에서 발견돼 구조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보채 그날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았다"라며 "잘못을 인정하지만, 학대는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출근했던 B씨는 하루 동안 아이와 30여차례 통화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보호사건이 곧 혐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행위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거나 과하면, 법원에서도 폭넓게 아동학대로 간주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진웅 기자 wo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