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국력·자부심..中큰손들 미술품 쓸어담는다
자본·국력·문화적 자부심으로
자국 예술가 작품값 끌어올려
세계적 인지도 있는 작가의
체제 비판도 어느 정도 허용
부조리한 사회 풍자하는
유에민쥔 '웃는 남자' 그림
천안문 사태 비판하는
쑹둥 작가의 퍼포먼스
개발 속도 부작용 조명한
주진스·류웨이 작품 전시
중국 정부도 미술품을 검열하면서도 어느 정도 창작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 대표 작가 유에민쥔(59), 주진스(67), 쑹둥(55), 류웨이(49)가 수도 베이징에 살면서도 체제 비판적인 작품을 계속 만드는 배경이다. 뚝심 있게 호방한 작품 세계를 구축한 이들의 전시가 국내에서 열리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 작가 작품을 통해 중국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작가의 분신들은 죽음 앞에서도 실없이 웃는다.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1808년 5월 3일의 학살'을 패러디한 1995년작 '처형' 속 인물들은 총살을 앞두고도 하얀 이빨을 드러낸 채 자지러진다. 중국 체제를 실컷 비웃은 이 작품은 아이러니하게도 2007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590만달러(약 55억원)에 낙찰되면서 당시 중국 현대미술 최고가를 경신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는 실물을 전사한 복제화가 걸려 있다.
2010년부터 그려온 죽음의 이미지 해골 그림들도 전시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웃는 얼굴 눈동자 대신 해골을 그리거나 웃는 얼굴을 해골의 텅 빈 두 눈에 넣기도 했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윤재갑 상하이 하우아트뮤지엄 관장은 "유에민쥔은 내가 나비일 수도 있다는 장자(송나라 사상가)의 사상에 경도돼 있다. 삶과 죽음이 순환되며, 내가 레닌이나 도라에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의 작품 폭이 넓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 RM(김남준)이 다녀가면서 화제가 된 전시장에는 동물과 사람 얼굴이 앞뒤로 붙은 청동 조각 '짐승 같은 인간', 도예가 최지만이 그의 웃는 얼굴을 빚은 조각 등 100여 점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중국동시대미술 3부작 '상흔을 넘어'(28일까지)는 쑹둥, 주진스, 류웨이 작품 38점을 펼쳤다. 세 작가 모두 반골 기질이 강하다.
류웨이는 해체한 세탁기·냉장고·선풍기 부품으로 만든 설치 작품 '반물질 시리즈'를 통해 자본의 개방을 받아들인 중국의 물질주의를 풍자한다. 도시에 대한 철학을 담은 설치작 '마이크로월드'는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이다. 신체 일부를 찍은 흑백 사진을 수묵화처럼 펼친 작품 '풍경'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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