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70%? 全국민지원금 소비효과 논란.."보편보다 선별지원으로" 압도
지난해 전국민에게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두고 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추가 소비효과(한계소비성향)가 78%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한편 29%에 그친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향후 지원 방식을 두고서는 보편 지원보다는 ‘선별 지원’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5일 비대면으로 열린 한국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싱크탱크’ 격인 경기연구원은 1차 재난지원금의 추가 소비효과(한계소비성향)가 29.2%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0만원을 지급할 경우 실제 소비가 늘어나는 건 2만9000원쯤이라는 얘기다. 수도권 8488가구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한 값이다.
한계소비성향은 소득이 늘어난만큼 얼마나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지를 수치적으로 계량화한 값이다. 한계소비성향이 높을 수록 소득 증가로 인해 소비가 크게 늘어난다. 10만원이 지급됐을때 한계소비성향이 29%라면 2만9000원이 소비에 쓰이고 나머지는 채무 상환이나 저축에 쓰인다는 논리다. 재난지원금을 받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지출했을 금액의 비중을 제외하고 추가로 소비로 이어진 부분으로, 소비 촉진이라는 용도에 얼만큼 효용이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소비증진효과두고 논란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지난해 12월 경기도청의 분석을 토대로 "10만원 (재난지원금) 지출로 18만5000원의 소비가 이뤄졌다"고 한 바 있다. 한계소비성향이 185%라는 주장이다. 경제학계에서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려운 과대 추정"이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경기도의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도 재난지원금의 소비촉진 효과를 29.2%로 측정해 이재명 지사의 주장에 배치되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관련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대체로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20~30%대라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차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지원금 사용가능업종에서 전체 투입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소비로 이어진 부분이다.
다만 이를 장기적인 시각으로 보면 소비 진작 효과가 훨씬 크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우진 고려대 교수팀은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재난지원금의 한계소비성향이 65.4~78.2%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직후인 2분기만 따지면 36.2~42.1%지만, 3분기까지 더하면 한계소비성향이 최대 78%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1차 재난지원금 14.2조원 중 9.3~11.1조원 정도가 2020년 2~3분기 동안 소비지출에 사용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활용해 추정됐다.
◇지급방식에선 ‘선별지원’이 더 우세해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으나 지급 방식을 두고서는 선별지원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KDI는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한 가구소득 보전만으로는 여행업, 대면서비스업 등 피해가 큰 사업체의 매출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피해업종 종사자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지원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경기연구원은 이번 발표에서 재난지원금의 목적에 따라 보편·선별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 피해 계층을 돕겠다는 ‘재분배’ 목적으로는 저소득층·자영업자·비정규직·미성년 가구 등에 선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고, 경기 회복을 위한 ‘소비 진작’ 목적에서는 보편적 지급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시도별로는 가장 많은 재난지원금을 보편적으로 지급한 경기가 30.5%로 한계소비성향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광역 재난지원금을 하위 50%에게만 선별적으로 지급한 서울이 28.0%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소비 진작에 보편지원이 적합하다는 근거다.
반면 선별 지원 방식으로 피해 계층을 두껍게 지원할 때 소비 진작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철희 서울대 교수팀은 "저소득층일수록 소비 진작 효과가 큰 것으로 추정됐다"면서 "재원의 제약이 있을 경우 저소득층 위주로 지원하는 방안이 개인·가구 보호나 소비 진작 측면에서 합리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4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벌어진 논쟁에서 선별지원을 주장하고 있는 재정당국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강경하게 ‘선별’지원을 주장하고 있는데, 보편 지급을 언급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대표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