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어린이 4명 중 1명, 코로나19에 이미 감염"

인도 거리의 모습/조선DB

인도에서 현지 어린이 4명 중 1명꼴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노출됐다는 정부 발표가 나왔다.

5일 더힌두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의학연구위원회(ICMR)는 전날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감염 관련 혈청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ICMR은 한국의 국가생명윤리위원회와 유사한 정부기구다.

ICMR은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전국 3만57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 대상자 중 10∼17세의 경우 25.3%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전체 대상자 중 항체 형성 비율은 21.5%로 이보다 다소 낮았는데, 이는 인도 인구 13억8000만명 가운데 약 3억명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력이 있다는 의미라고 언론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4일 전염병학자를 인용해 "적어도 인도의 도시들에서는 인구의 상당수가 이미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P는 "최근 항체 형성률 조사를 살펴보면 실제 감염자 수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도시에서의 방역 노력은 대체로 실패한 셈"라고 했다.

ICMR의 이같은 조사는 지난해 5∼6월, 8∼9월에 이어 3번째다. 앞선 1·2차 조사에서는 대상자의 0.7%와 7.1%가 각각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력이 있었다. ICMR의 이번 수치는 최근 다른 기관 조사 결과보다는 낮은 수치다.

최근 진단업체인 티로케어 테크놀로지는 로이터통신에 인도 전역 70만 명 이상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55%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뉴델리 당국이 지난달 진행한 조사에서도 주민의 56%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080만2591명으로 전날보다 1만2408명 증가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15만4823명에 달한다.

그러나 인도의 이같은 신규 확진자 수는 펜데믹(대량 감염사태)이 한창일 때에 비해 굉장히 줄어든 편이다. 인도에서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9월 하루당 10만 명에 육박할 정도였지만, 같은 해 10월 하순부터 5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1만 명 안팎으로 감소했다.

인도의 감염자 수가 이처럼 급감한 이유는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높은 젊은 층 인구 비중, 공식 통계의 오류, 면역력이 강한 인도인의 체질 등이 원인으로 거론됐지만, 어느 주장도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집단면역이 형성되면서 인도의 확산세가 꺾였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집단면역은 지역 주민 상당수가 특정 감염병에 면역력을 갖춘 상태다. 일단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추가 감염자가 생기더라도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은 쉽지 않다. 사티엔다르 자인 뉴델리 보건부 장관은 2일 "뉴델리는 조금씩 집단면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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