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이슈] "어린 오징어 팔지도 먹지도 맙시다" 유통가의 이유 있는 선언

이충일 2021. 2. 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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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박광렬 앵커

■ 출연 : 이충일 / 강릉원주대 해양자원육성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입 오징어, 총알 오징. 마트에서 그동안 많이들 보셨죠. 이제는 이런 호칭들이 사라집니다. 수산물 보호 차원에서 주요 유통매장들이 어린 오징어를 판매하는 행위도 전면 금지하기로 했는데요.

이외 어떤 방안들이 더 필요할지 이충일 강릉원주대 해양자원육성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이충일]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십니까. 이게 이름이 총알 오징어예요. 그렇다 보니까 아예 다른 오징어 종류인 줄 아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이게 어떤 어족인지 설명부터 들어볼까요.

[이충일]

총알 오징어라는 종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요. 우리가 흔히 말해서 울릉도 오징어라고도 하고 많은 분들이 해안가를 여행하다 보면 수산시장에서 흔히 보게 되는 오징어가 있는데요. 그 오징어의 작은 크기, 즉 어린 오징어를 우리는 다르게 부르는 말이 총알 오징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다른 종류가 아니라 그냥 작은 새끼 오징어다,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되겠네요?

[이충일]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런 오징어는 어떤 특성이 있는 겁니까? 기존 큰 오징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하거든요.

[이충일]

보통 생김새 모양이 우리가 총알처럼 생겼다고 해서 총알 오징어라고도 하고요. 우리가 보통 20cm 미만 정도 되는 어린 오징어를 통칭해서 총알 오징어라고 합니다. 그리고 20cm 이상이 넘어가면 여러분들이 흔히 해안가를 여행하다 보면 건조하려고 널어놓은 오징어들 많이 보게 될 텐데요. 그런 오징어가 되는 거고. 주로 남해안에서 태어나서 동해와 서해에서 성장을 하는 1년 정도 사는 바다생물입니다.

[앵커]

저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그런 모습을 많이 봤는데 아무래도 가격도 일반 큰 성체보다는 저렴하겠네요?

[이충일]

그렇죠. 가격면에서도 저렴하고요. 큰 오징어들이 잡히는 시기보다 조금 빠른 이른 봄부터 여름 사이에 주로 해안 근처에서 어획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에 유통업계가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건 어떤 배경일까요?

[이충일]

우리가 수산자원보호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니까 이런 관련된 제도가 마련되는데 크기가 작은 개체, 어린 물고기를 잡지 못하는 게 자원량 유지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는 또 다른 복잡한 문제이지만 상식선에서 한번 생각해 봐야 되는 문제가 있는데요. 어린 개체를 가능한 잡지 않는 것이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고요. 그러려면 오징어를 이획하는 어민들만 뭐라 할 것이 아니라 유통과 소비 단계에서 수산자원의 중요성을 함께 인식하고 동참해야만 이런 문제들이 많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어민뿐 아니라 유통업자 그리고 구입하는 분들까지 언급해 주셨는데 총알 오징어, 사실 지금 15cm 이하면 못 잡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식탁에 올라왔고 또 지금도 팔리고 있는데 이런 이유 여러 가지가 있겠죠. 어떤 이유를 들 수가 있을까요?

[이충일]

우리가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서 각 어종마다 잡을 수 있는 크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우리가 흔히 오징어라고 하면 보통 15cm 미만을 금지하는데 총알 오징어 같은 경우는 20cm 미만이다 보니 그 범위에서 벗어나는 거고요. 사실 이게 우리가 생각과는 달리 어려운 게 바다에서는 크기가 작은 물고기랑 크기가 큰 물고기를 선별해서 잡을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어구를 내려서 잡다 보니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특히 저인망 같은 어구에 다 같이 쓸려서 올라오고 유통이 되다 보니까 여전히 우리가 총알 오징어라고 불리는 작은 오징어가 유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해법을 세 가지로 나눠서 보자면 하나는 잡지 말아라, 또 하나는 유통하지 말아라, 그리고 먹지 말아라. 이렇게 세 가지를 볼 수 있는데 지금 잡지 말아라 부분에서 어민 입장에서 이걸 선별해서 잡기는 어렵다 이렇게 얘기해 주셨어요. 그렇다면 시청자분들께서 생각하기는 잡고 나서 이걸 선별해서 15cm 이하는 바다에 다시 방류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방생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 어떻습니까?

[이충일]

다른 분야뿐만 아니라 수산 분야에도 기술개발이 시급한데요. 그중의 하나가 방금 말씀하신 그런 부분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바다에서 어떤 생물이 어구에 잡혀서 바다 배 위로 올라왔을 때 대부분의 생물은 거의 죽은 상태에서 이미 배 선상 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우리가 그 상황에서 크고 작은 물고기를 선별한다 하더라도 다시 바다로 풀어준다 해서 살아 있는 상태로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주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고요.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물고기들을 효율적으로 선별할 수 있는 그런 방법들이 빨리 많이 개선되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앵커]

어업도구나 조업방식의 개량, 현대화 이런 부분이 어민 개인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니까 정부와 산업계 노력도 필요하겠죠. 총알 오징어 때문, 그러니까 남획 때문이라고만은 보기 어렵겠지만 최근까지 동해 오징어 어획량을 보면 급격하게 감소했습니다. 실제 통계 어떻습니까?

[이충일]

오징어 어획량이 높았던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지금 어획량이 그 당시의 대략 10%에서 20% 정도 수준입니다. 그래서 아마 어민들이 실제 있는 역량,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해안수산부도 관련 보호대책을 내놓은 상황인데 소비자연맹 그리고 수산과학원과 함께 관련 캠페인도 하고 있다고요?

[이충일]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어린 물고기를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되는 건 특별한 일이라기보다는 상식적인 측면에서 접근을 해야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원량이 변하는 데는 한두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람이 개입해서 할 수 있는 일 중의 한 가지가 어린 물고기를 보호하는 일입니다. 그렇다 보니 어업현장에서도 새로운 기술 도입이 필요하겠지만 우리가 유통과 소비 측면에서도 어린 물고기 소비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하나 더 여쭤볼게요. 아까 15cm 이하라고 했고 총알 오징어는 20cm 이하면 그러면 그 기준을 20이나 19 정도로 높이면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질문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 어떻습니까?

[이충일]

이 부분이 우리가 이론적으로 따지면 20cm, 25cm 더 높이면 좋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자원이라는 건 결국은 누군가는 이용을 하고 누군가는 개발을 해야 되는데 그 경계치에서 적정크기를 제한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게 어민들 입장에서는 금지량을 높이면 그분들은 결국 직접적인 생산성과 문제되는 것일 거고요. 도리어 정부 측에서는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 체장을 더 작은 사이즈로 낮춰야 되는데 그러다 보면 생업을 하시는 분들과 여러 가지 충돌 문제가 생기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을 해서 우리가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서 각자가 양보를 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짧게 여쭤보면 외국 같은 경우는 MSC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게 수산자원 유지에 적합한 어업활동이나 유통과정을 거친 인증, 일종의 인증마크 같은 건데 우리도 이런 인증을 포함해서 유통업자 그리고 소비자들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더 좋은 대책들 뭐가 있을까요, 지금 상황에서?

[이충일]

방금 말씀하신 그런 제도들, 유사한 제도들이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었거나 준비가 되고 있고요. 사실 외국 사례보다도 우리나라가 어떤 제도가 없다거나 미약해서 생기는 문제보다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수산자원에 대한 인식 전환이 먼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최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성숙된 시민의식을 많이 엿볼 수 있는데요. 바다와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이제는 우리가 육상 중심으로 살아왔잖아요. 우리 이제는 바다에 대해서 고민해 볼 때가 아닌가. 그렇게 되어야만 소위 이해관계에서 충돌하는 문제를 서로 풀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어업도구나 조업방식 개량 포함해서 공존에 대한 유통업자 그리고 소비자들의 관심까지 다각도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충일 강릉원주대 해양자원육성학과 교수와 함께 총알 오징어 관련 내용 살펴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연결 감사합니다.

[이충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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