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허가권고..고령자 접종, 질병청에 판단넘겨(종합)

김잔디 2021. 2. 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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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두 번째 전문가 자문 절차인 중앙약심 논의 결과 공개
중앙약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고령층 접종 판단 미뤄.."향후 논의해야"
임상 자료 제출 조건 하에 만 18세 이상에 품목허가 가능
아스트라제네카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계승현 기자 =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두 번째 전문가 자문에서 만 65세 이상 고령자 투여는 향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들은 이 제품을 만 18세 이상에 허가하되 자료가 충분치 않으므로 고령자 접종은 신중히 결정해야 하며,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감염병, 예방의학, 면역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사실상 고령자 접종 여부에 대한 판단을 질병관리청으로 넘긴 것으로 보인다.

중앙약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자료 제출 조건으로 허가 가능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 내·외부 전문가들이 모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 등에 대해 논의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회의 결과를 공개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허가심사를 위해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및 효과성 검증 자문단(검증 자문단), 중앙약심, 최종점검위원회로 이어지는 '3중'의 전문가 자문 절차를 밟고 있다.

전날 중앙약심 회의에는 외부 전문가 18명과 식약처 내부에서 7명 등 총 25명이 참여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참여하는 전문가 명단은 비공개다.

중앙약심 회의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식약처가 품목허가를 내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만 18세 이상 모든 연령층에 4∼12주 간격으로 2회 투여하는 식이다. 임신부는 제외한다.

[그래픽]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주요국 입장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jin34@yna.co.kr

허가하지만 만 65세 고령자 투여는 재논의해야

이들은 이 백신을 만 18세 이상에 허가해야 한다면서도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투여할지는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만 65세 이상의 백신 접종 여부는 효과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향후 만 65세 이상의 접종은 질병청 산하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논의되도록 권고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오일환 중앙약심 위원장은 "식약처는 본질적으로 이 백신에 대한 허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라며 "6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구체적인 접종 및 시행 계획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런 결정이 백신의 안전성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오 위원장은 "고령자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봤을 때 현재까지 안전성에 관한 문제는 발견하지 않았다"며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의 효용성이 아직 검증이 안 된 것이지, 효과가 없다거나 결정을 보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자에 대한 자료가 제한적인 상황이므로 효과가 검증될 때까지는 신중하게 사용하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중앙약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허가 관련 2차 회의 돌입 지난 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열린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허가 관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회의에서 오일환 위원장(왼쪽 두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회의를 준비하며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증자문단보다는 한발 물러서…"논의의 장을 열어둔 것"

중앙약심에서 내놓은 의견은 1차 전문가 자문 회의였던 검증 자문단보다는 한발 물러섰다는 평이 나온다. 이에 앞서 검증 자문단에서는 만 18세 이상 모든 연령층에 접종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최근 일부 유럽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자에 접종할지를 두고 논란이 지속해서 확산하면서 판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날 중앙약심 회의는 오후 2시부터 5시간 30분가량 이어지면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7시 30분께 종료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럽의약품청(EMA)의 권고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만 18세 이상 모든 연령층에 접종할 수 있게 허가했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 EU의 허가사항과는 별도로 고령층에 대해 접종을 제한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린 상태다. 스위스에서는 아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승인을 보류했다.

고령자 접종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서도 접종 가능성을 열어둔 데 대해서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위험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데이터가 확보되지는 않았으나 고령자가 코로나19 감염이 됐을 때의 위험을 고려해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논의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며 "나중에 추가 임상시험 데이터가 나오면 '신중하게 사용돼야 한다'는 주의사항을 제거하고 (전 연령층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허가 여부, 최종점검위원회서 결정

이날 두 번째 전문가 자문 결과가 공개됐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식약처 허가 여부가 결정된 건 아니다.

식약처는 향후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종점검위원회에서는 검증 자문단과 중앙약심 자문을 통해 얻은 전문가 의견과 효능·효과와 권고사항 등을 종합해 살핀다.

아직 최종점검위원회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동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국내 전문가들이 65세 이상에도 허용하되 자료의 한계가 있으므로 신중히 고려하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정리한 뒤 "규제기관이 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나면 질병청에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실시해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절차와 방법을 정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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