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미스트롯2' 배려 없는 방송인 줄은 알았지만[TV와치]

김명미 2021. 2. 5.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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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명미 기자]

애초에 배려 없는 방송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막 나갈 줄이야.

2월 4일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미스트롯2'에서는 에이스전 진(眞) 발표와 함께 준결승전에 진출한 최종 14인 명단이 공개됐다.

이날 에이스전 진은 '배 띄워라'로 완벽한 무대를 선보인 홍지윤이 차지하게 됐다. 홍지윤의 활약으로 팀미션 1위 역시 '녹용 씨스터즈'(김다현, 김의영, 류원정, 진달래, 홍지윤)가 거머쥐게 됐고, 이들을 제외한 21인 전원이 탈락 후보가 됐다. 총 1시간이 넘는 마스터 회의 끝에 별사랑, 김연지, 은가은, 윤태화, 황우림, 강혜연, 마리아, 허찬미, 김태연 등 9인이 추가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진달래가 준결승전 녹화를 하루 앞두고 학교 폭력 논란으로 하차를 결정하면서 그의 빈자리는 탈락자 양지은이 채우게 됐다. 녹화를 몇 시간 앞둔 상황, 급하게 리허설에 임하는 양지은의 모습을 끝으로 이날 방송은 마무리됐다.

다음주 방송을 통해 준결승 경연이 공개되는 가운데, 일부 시청자들은 준결승 진출자 명단을 놓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미 김다나 등 실력자들의 탈락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미스 유랑단' 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양지은 역시 진달래가 하차하지 않았다면 탈락했을 참가자다.

'미스트롯2'는 팀미션에서 마스터들의 개별 점수를 공개하지 않고, 본방송에서도 개개인의 심사평을 거의 편집해 내보내고 있다. 준결승 진출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합격자들의 이름만을 호명할 뿐, 왜 이 참가자가 준결승에 진출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모든 이들에게 똑같은 분량을 분배할 수는 없으나, 과도하게 특정 참가자들에게만 서사를 몰아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날 에이스전에 참가한 출연자는 영지, 윤태화, 김연지, 은가은, 홍지윤 다섯 명. 이 가운데 무대 전 비하인드 스토리 영상이 공개된 참가자는 김연지, 홍지윤 두 명 뿐이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서사가 부여되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제작진이 모를리 없다. 다섯 명 밖에 되지 않는 참가자들에게 공평한 분량을 분배하는 게 어려운 일이었을까.

일부 참가자의 작은 실수를 과도하게 부각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윤태화는 에이스전에서 '비가' 무대를 꾸몄다. 무대에 앞서 윤태화는 "물 드릴까요?"라는 스태프의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고, 제작진은 이 장면을 강조하며 '단호한데?' '여유 있나 봐' 등 부정적인 자막을 덧붙였다. 이후 제작진은 1절 고음에서 윤태화의 목소리가 살짝 갈라지자 마치 엄청난 실수라도 한 듯 해당 장면을 계속해 반복하며 보여줬다. "물을 마셨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대화 내용까지 보여주며 심각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윤태화는 앞서 한차례 '악마의 편집' 희생양이 된 바 있다. 이에 윤태화는 지난달 개인 SNS에 "악플로 내 인성을 만들어주는 사람들. 속상하긴 한데, 솔직히 내 인성, 나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잠깐 보이는 걸로 판단하고 만들어지는 게 인성이라면 너무하잖아"라는 글을 게재하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가장 도를 넘은 건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인 진달래를 편집하는 방식이었다. 이날 제작진은 진달래가 학교 폭력 논란을 인정하고 하차했음에도 불구, 그의 방송 분량을 편집하지 않고 모두 내보냈다. 심지어 준결승 녹화 하루 전 오열하는 진달래의 모습을 공개하며 '눈물의 하차'라는 자막까지 내보냈다. 진달래 역시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반성하는 모습은커녕 "경연 그만하겠다. 어차피 해도 통편집이고, 파트너 (강)혜연에게도 미안하다"는 발언으로 황당함을 안겼다. 20년간 상처를 품고 살아온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다.

특히 제작진은 강혜연이 "언니 잘못이 아니다"며 진달래를 위로하는 장면까지 방송에 내보냈다. 이에 비난의 화살은 강혜연에게까지 쏠리고 있다. 진달래와 3주간 듀엣 무대를 연습한 강혜연 역시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될 장면을 내보내면서 먹지 않아도 될 욕을 먹게 만든 것.

'미스트롯2'는 현재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앞서 제작진은 '미스트롯2' 진상규명위원회가 제기한 내정자 의혹 및 공정성 문제에 대해 "근거 없는 사실과 무분별한 억측으로 프로그램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 이 건과 관련해 방통위 요청이 있을 시 필요한 모든 자료들을 제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직까지 진실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미스트롯2' 제작진이 배려 없는 방송 내용으로 다수에게 상처를 남기고 있음은 분명하다. 높은 시청률에 대한 자화자찬보다 출연자와 시청자에 대한 배려가 요구되는 상황이다.(사진=TV조선 '미스트롯2' 캡처)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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