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코로나 전파 줄인다" 영국서 백신 전파차단 효과 첫 확인

백신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보호 효과 외 전파 차단 효과 첫 확인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직원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전파와 확산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코로나19 전파를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진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백신 접종자들의 개별 보호 효과와는 다른 접근방식의 연구로 무증상 감염자를 포함한 백신 접종자들의 양성률 추이를 토대로 한 연구다. 

연구결과는 4일(현지시간)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의 사전 논문 공개(프리프린트)에 실려 아직 동료 과학자들의 검증을 받지는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을 함께 개발한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영국에서 진행된 임상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3개월간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차 접종을 받은 참가자들의 양성률은 약 67% 감소했다. 1차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의 코로나19 양성률 감소는 코로나19 전파를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기존 백신 연구에서는 백신 접종을 받은 뒤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사람들이 주요 연구 대상이었으며 임상 참가자 대상 전원을 추적한 연구는 없었다.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들 중 증상이 없는 사람들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과 전파력의 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4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훌륭한 결과”라며 “백신이 코로나19 감염병의 탈출구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BBC는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이 간접적으로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감염병 확산 억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또 이번 연구에서 1차 백신 접종 후 3개월 동안 개별 예방 효과가 감소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때문에 1차 접종 후 2차 접종 간격을 최소 4주에서 최대 12주까지 늘려도 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자가 10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6명 중 1명이 1차 백신 접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현재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1차 접종을 진행하고 최대 12주의 간격으로 2차 접종을 진행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3상 결과 2차 접종까지 했을 경우 예방 효과가 82%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앤드류 폴라드 옥스퍼드대 백신 임상 수석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2차 접종을 지연시키는 영국의 접근방식을 뒷받침한다”며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은 코로나19 전파를 상당히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동료 검증을 거치지 않은 연구 결과로 보다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