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고령자에 신중'..1분기 요양병원 78만명 접종 어쩌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아스트라제네카 효능 두고
고령자에 효과가 있다는 자료 충분하지 않다 결론
만 65세 이상 접종은 신중해야한다 판단
접종 못할 경우 1분기 요양병원 78만명 접종 차질
접종 개시해도 국민들 사이 불안·불신 문제될 전망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이 고령자에게 효과가 있으리라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국내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판단이 나옴에 따라 백신 접종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5일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고령자에 대한 접종이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만 65세 이상의 백신 접종 여부는 효과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주의사항에 반영하도록 함에 따라 당장 이달 시작하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2월 말부터 국내 공급될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노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요양병원이나 시설의 경우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접종 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건소 등에서 시설을 직접 방문해 예방접종을 진행하는 계획도 세웠다.

이 때문에 센터에서 접종해야 하는 화이자보다는 아스트라제네카를 요양병원·시설 방문접종에 활용할 계획이다.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월부터 접종을 시작해 1분기에 접종을 계획한 해당 시설의 입소자와 종사자, 정신 요양·재활시설 입원자와 종사자는 총 78만명에 이른다.

이들의 대부분이 65세 이상 고령자임을 고려할 때, 만약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고연령층에 접종하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국내 백신 접종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문제는 당장 고연령층에게 접종할 백신이 없다는 점이다.

5일 현재 1분기 국내 공급이 확정된 백신 물량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화이자 11만 7000 회분과 아스트라제네카 150만 회분이다. 이외 코백스를 통해 추가 물량이 들어올 예정이나, 이 역시 아스트라제네카다.

화이자 약 6만명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스트라제네카의 제품인 상황이다. 모더나와 얀센 등 다른 종류의 백신이 국내 공급되려면 최소 5월, 2분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65세 이상이 접종해도 무방하다고 판단을 해도 문제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효과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힌 상황에서 65세 이상 고연령층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접종에 호의적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고연령을 중심으로 한 백신 접종 거부 상황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오일환 중앙약심 위원장은 “현재까지의 임상시험 결과로는 환자 발생 숫자가 적었기 때문에 그것을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의 효용성이 아직 검증이 안 된 것”이라며 “그것이 효과가 없다거나 또는 이것을 결정을 보류한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함정선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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