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법관 탄핵 여진..與 역사적 의미 vs 野 김명수 '조준'

이낙연 "길들이기? 타성적 비난에 불과"
김종인 "김명수 거짓 답변, 탄핵 사유 충분하지만 의미 없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4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법관(임성근)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헌정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치권에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역사적 의미란 평가와 함께 정당성을 호소하고 있고, 야당은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비판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정조준했다.

법관에 대한 탄핵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이뤄져 정치권을 둘러싼 파장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법관 탄핵은 견제와 균형의 원칙 아래 삼권분립, 민주 헌정체제가 처음으로 작동했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고 생각한다"며 "야당은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비난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타성적 비난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난폭운전자 처벌을 '운전자 길들이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며 "헌법 가치를 지키며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모든 판사가 이번 탄핵에 영향을 받아 권력의 눈치를 볼 것이란 야당 주장은 판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탄핵소추안을 대표 발의한 이탄희 민주당 의원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판사는 공직의 하나일 뿐이다. 국민이 준 권한 위임의 조건을 자기가 위배했으면 언제든지 수거당할 수 있다"며 "판사들 사이에 성숙한 직업관이 싹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임 부장판사 측이 공개한 녹취록으로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인 김 대법원장과 관련해서 "(임 부장판사는) 헌법 위반이 맞다. 헌법 위반을 옹호하는 것이 대법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권에서 김 대법원장 탄핵소추 등을 주장하는 것에는 "(최고위에서) 그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탄핵거래 진상조사단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출입이 제지 당하자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1.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반면 야당은 사법부 길들이기란 비판과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인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임 판사 관련 재판이) 1심서 무죄가 내려졌고, 법원 자체서도 견책밖에 안됐던 사안을 임기 한 달도 채 안 남은 상태에서 실익 없는 탄핵으로 힘자랑을 했다"며 "사실관계 파악이나 당사자의 변조차 듣지 않은 졸속 부실 탄핵"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어 "(김 대법원장이) 스스로 민주당과 거래해 (임 부장판사를) 탄핵으로 밀어 넣고 탄핵당할 때까지 사표를 수리 않는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남은 명예가 있다면 조속히 사퇴하는 게 그나마 남은 명예를 지키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거짓말쟁이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권위와 자격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야권 내부에선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지수다.

김 위원장은 "탄핵할 수 있는 사유가 충분히 있다"면서도 "탄핵안을 내봐야 (국회 본회의에서) 종결될 게 뻔하기 때문에 오히려 대법원장에게 계속 머물 수 있는 명분만 주고 발의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