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상흑자도 '핑크빛'?.. "유가·여행회복에 700억달러 못넘어"
한은, 25일 경제전망 발표… "올해 경상흑자 700억달러 안 넘을 것"
유가 50억달러대로 오르고, 하반기 해외여행 회복될 가능성 고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750억달러로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경상수지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4분기 수출이 전년대비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이같은 기대를 부추긴다. 특히 반도체를 두고선 또 한 번의 슈퍼사이클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올해 경상수지는 지난해처럼 예상을 대폭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 해외여행 재개로 여행수지 적자폭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25일 경제전망를 발표하는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가 700억달러는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경상흑자, 전망치 100억달러 넘게 웃돌아
지난해 경상수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기대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다. 총 752억8000만달러로 11월 한은의 전망치 650억달러를 100억달러 넘게 상회한 규모였다. 미중 무역갈등이 있었던 1년 전(596억8000만달러)에 비해서도 156억달러 증가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데는 해외여행 감소, 유가 하락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거기에 우리나라가 비대면 경제활동과 관련한 반도체, 진단키트 등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수출은 예상보다 빠르게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했다. 연간 수출은 5166억달러로 2년 연속 감소했지만 9월부터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보통신기기와 반도체의 통관수출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13.0%, 5.4% 늘어나는 등 회복세를 이끌었다 나타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161억9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06억6000만달러나 적자가 감소했다. 여행수지 적자가 56억3000만달러로 전년(-118억7000만달러)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영향이 컸다. 기존에 출국자 수가 입국자 수보다 많았던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한에 여행수지가 개선된 것이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12억5000만달러)로 2019년에 이어 역대 2위 규모를 기록한 점,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771억2000만달러)이 3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한 것 또한 경상흑자 호조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 "유가 상승효과로 올해 경상수지 700억달러 못 미칠 것"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 만큼의 호조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지난해와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각각 650억달러, 600억달러로 전망했는데, 지난해 전망치를 상회한 만큼의 격차를 내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제유가 상승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지난해에는 연평균 두바이유가가 전년대비 33.4% 하락한 42.29달러에 그치면서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두바이유는 50달러 중반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우리나라에서 수입이 늘어나면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행수요의 회복 역시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감소시킬 요인이다. 지난해 서비스수지(-161억9000만달러)는 2915(-146억3000만달러)년 이후 최소치로 개선됐는데 이 흐름이 올해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달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하반기에는 해외여행이 가능해 질 것이라는 게 한은의 예상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는 유가가 상승하는 효과 때문에 지난해 처럼 흑자 규모가 700억달러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상용화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이동이 더 활발해 지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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