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지켜주지 못해 무거운 책임감 느껴"

박현수 기자 2021. 2. 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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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입양아가 사망한 사건에서 피해 아동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미흡해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국민이 보여준 참담함과 분노에 공감하며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 윤혜미(62·사진) 초대원장은 "아동은 어른들의 생각과 눈으로 바라보고 함부로 대해도 괜찮은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권리'를 가진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인식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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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맞은 아동권리보장원 윤혜미 초대원장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292명불과

올해 안에 664명으로 2배 증원

시군구 지자체에 2명이상 배치

예산·인력 등 실천조건 안되면

법, 아무리 강력해도 소용없어”

“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입양아가 사망한 사건에서 피해 아동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미흡해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국민이 보여준 참담함과 분노에 공감하며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 윤혜미(62·사진) 초대원장은 “아동은 어른들의 생각과 눈으로 바라보고 함부로 대해도 괜찮은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권리’를 가진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인식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최근 ‘정인이 사건’ 이후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대응인력 전문성 강화와 공공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견고히 하는 정부 차원 대책이 마련됐다.

윤 원장은 “무엇보다 전문성을 지닌 인력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지원이 중요하다”면서 “법령과 절차 강화는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공허한 외침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전담공무원 등 관련 인력이 아동학대에 대한 공통된 기준으로 아동안전확보를 최우선에 놓고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전국적으로 292명에 불과합니다. 229개 시·군·구에 1명도 없는 곳이 있어요. 올해 안에 664명으로 증원해 적어도 한 지방자치단체에 전담공무원이 2명 이상 배치될 계획입니다.”

윤 원장은 아동학대 재발방지를 위해 새로 배치되는 전담공무원 등 대응 인력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이론과 실습을 포함한 심도 있는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교육 시간도 기존의 2배인 연간 160시간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설 보호 중인 아동에 대한 심리·정서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면서 “전문 심리치료 연계를 확대할 예정이며, 아동치료 재활 지원사업도 새롭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입양과 관련해서도 입양 과정과 절차 등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면밀히 분석해 관련 정책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아동정책의 지원기관으로서 파편화되고 분절적이었던 다양한 정책을 통합 운영하게 된 것이 지난 1년간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동정책의 허브이자 핵심 기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아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그동안 민간에 위탁해 운영해오던 아동복지사업 지원기관을 통합해 아동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 지원과 아동복지 관련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2019년 7월 출범했다. 윤 원장은 충북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로 아동복지학회 회장을 지내는 등 30여 년간 아동복지 문제를 연구해 온 전문가다.

글·사진 =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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