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안철수의 적(敵)은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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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2012년 말 정치부 '안철수 팀장'으로 뛰었다.
18대 대선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현 국민의당 대표)를 마크하기 위해 매일 새벽같이 서울 종각역 인근 공평동 캠프로 출근, 캠프 관계자들로부터 뒷얘기를 듣고 기사를 쓰는 게 일상이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보수 진영에서 안 대표 평가는 둘로 갈린다"며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모두 다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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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용 정치부 차장
기자는 2012년 말 정치부 ‘안철수 팀장’으로 뛰었다. 18대 대선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현 국민의당 대표)를 마크하기 위해 매일 새벽같이 서울 종각역 인근 공평동 캠프로 출근, 캠프 관계자들로부터 뒷얘기를 듣고 기사를 쓰는 게 일상이었다. ‘진심캠프’로 불린 안철수 캠프에 대해 이제 진심을 말한다면 그렇게 엉망인 대선 조직은 없었다는 점이다.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시민단체·학계 등 정치 지향점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중도 성향의 안 대표 주변으로 ‘안철수 현상’만 믿고 모여들었다.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예를 들어 안 대표가 전국경제인연합회 행사에 갈지 말지, 4대강 보 철거를 약속할지 말지 등을 놓고 전날 핵심 참모들이 갈등을 일으켰고, 아침이면 그 소식이 전달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방향을 놓고선 독자파와 통합파 간 신경전이 대단했다. 캠프 밖에선 문 후보 지지자들과 민주당의 집요한 단일화 압박에 심리적으로 시달렸다. 결국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던 안 대표는 느닷없이 중도 사퇴를 선언했다.
올해로 정치 인생 10년째인 안 대표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최근 인터뷰를 위해 다시 만난 안 대표는 확실히 단단해 보였다. 자신만의 정치철학과 현안에 대한 해법이 뚜렷했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에선 안 대표는 늘 한발 앞선다. 대선 출마를 고집하다 서울시장 출마로 돌아섰을 때도, 금태섭 전 의원의 2단계 단일화 제안을 전격 수용하는 선언을 할 때도 그랬다. 지난 10년간의 좌절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낀 듯했다. 여야의 정치권 인사들은 “안철수가 달라졌다. 이제야 정치를 아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안 대표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그들이 한때 안 대표와 정치를 논했던 인사들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금 전 의원, 이상돈 교수 등의 평가는 매우 혹독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보수 진영에서 안 대표 평가는 둘로 갈린다”며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모두 다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첫째 매사가 용두사미다, 둘째 양보가 없고 본인 욕심만 가득하다, 셋째 정치를 기업경영식으로 한다, 넷째 TV토론 등 본선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등으로 정리된다.
오해인지, 그릇된 폄훼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보궐선거는 안 대표가 어떤 정치인인지 실체를 보여줄 계기가 될 것이다. 재평가를 받아 유력 대선후보로 우뚝 설 수도, ‘역시나’라는 말을 들으며 조용히 퇴장할 수도 있다. 안 대표가 재평가를 받고 싶다면 우선 자신을 불신하는 과거 동지들에게 먼저 다가가 다시 마음을 사길 권한다. 만약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 금 전 의원이나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하더라도 기쁘게 상대방을 끌어안고 같이 선거운동을 펼쳐라. 서울시장이 된다면 책임은 더 커진다. 안 대표가 시장으로 일할 1년간 제대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김종인 위원장이 우려한 대로 대선을 앞둔 중도·보수 진영엔 대형 악재다. 안 대표가 희망하는 정권교체도 불가능해지고 본인 역시 짧은 영광으로 그칠 것이다. 안철수의 적은 안철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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