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현장에서]위기를 기회로 인도시장 선점하자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2021. 2. 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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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습 주첸나이총영사
권영습 주첸나이 총영사
[서울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첸나이·벵갈루루 등 남인도에 진출해 있는 현대자동차 등 250여 개 우리 기업과 7,000여 명의 우리 국민들에게 큰 도전이자 도약의 계기였다. 우리 기업인 가족들은 안전을 위해 전세기를 통해 귀국해야 했다. 또 기업인들은 공장 폐쇄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미래를 준비했다.

인도 내 확진자 수 급증과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귀국 희망자가 급증했고 국제선이 중단된 상황에서 전세기 운영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직항 운항 경험이 없어 항공사 물색, 이동 허가증 확보 등 모든 것이 난제였다. 하지만 주재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첸나이·벵갈루루 한인회 등의 헌신적인 지원으로 지금까지 25회 전세기 운영을 통해 3,600여 명의 우리 국민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었다.

국민의 안전한 귀국과 동시에 중요한 것이 우리 기업인들의 원활한 이동이었다. 봉쇄 중에도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등은 디왈리 축제 등 수요가 폭증하는 시기를 대비해 새로운 생산 라인을 구축해야 했다. 주재국과 어려운 협의를 거쳐 지금까지 20회의 전세기 운영을 통해 1,700여 명의 우리 기업인들이 원활히 이동해 미래를 대비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는 상황에서 현지에 체류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기업의 태도는 대다수가 본국으로 귀국한 다른 국가 기업인들과 분명히 달랐다. 이는 봉쇄 완화 속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고 방역 활동 지원과 더불어 어려움 속에서 함께하는 진정한 이웃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줬다.

우리와 특별히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인도 남부에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삼성전자 등 250여 개 기업, 7,000여 명의 교민이 살고 있는 것은 인도 남부주가 산업화, 교육, 생활 여건 등에서 우수하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첸나이)·정보기술(IT·벵갈루루)·바이오 등 산업 클러스터가 잘 구축된데다 첸나이항 등 물류 접근성이 우수한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거대 시장으로 인도 시장의 급격한 팽창 및 세계적 생산 기지로서의 잠재성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투자와 무역은 시작에 불과하다.

먼저 현대자동차·삼성전자 등 성공 사례를 고려했을 때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 인도 시장에서 어느 선진국도 특정 산업에서 강력한 성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고, 강력한 성을 구축한 인도 국내 기업도 거의 없다.

둘째, 코로나19 이후 인도 중앙 정부 주도하에 주 정부 간 투자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IT 허브 벵갈루루가 소재한 카르나타카주는 코로나19 전에 몰려드는 외국인 투자로 우리 기업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지 않았으나 최근 우리 지방자치단체를 모델로 도시 시스템 개혁을 하려 하는 등 협력에 적극적이다. 이곳뿐 아니라 인도의 모든 주가 토지, 노동 개혁을 추진하면서 추가적인 인센티브 제공 등 경쟁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려 하고 있다.

셋째, 인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K팝·드라마 등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등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우리 상품 진출 확대를 위한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봉쇄 기간 중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아마존·플립카트 등 인도 내 주요 플랫폼을 통해 우리 상품의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자동차가 다른 회사보다 앞서 현지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구축해 락다운 중 판매를 확대하고 코트라에서 아마존에 한국관을 개설한 것은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벵갈루루에 있는 삼성 연구개발센터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졸업생들을 고용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인도 IT 인력이 실리콘밸리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인도의 저렴하고 우수한 인재를 우리의 하드웨어 강점과 결합시킬 경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하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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