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여자 트럼프' 결국 상임위서 배제

허경주 2021. 2. 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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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넌 등 극우 음모론을 옹호하고 막말을 일삼아 '하이힐 신은 트럼프'로 불리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결국 상임위원회에서 쫓겨났다.

의원이 당 지도부가 아닌 하원 전체의 표결로 상임위에서 배제된 것은 이례적이다.

미 CNN방송은 "현직 의원이 선출직 공직자가 되기 전 내놓은 견해를 문제 삼은 것이라 언젠가 공화당 안에서 반발이 나올 것"이라며 "(표결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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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넌 신봉자 그린 하원의원, 표결로 물러나
마조리 테일러 그린 미 하원의원이 4일 자신의 상임위 배제 여부 표결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 의회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큐어넌 등 극우 음모론을 옹호하고 막말을 일삼아 ‘하이힐 신은 트럼프’로 불리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결국 상임위원회에서 쫓겨났다. 의원이 당 지도부가 아닌 하원 전체의 표결로 상임위에서 배제된 것은 이례적이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그린 의원을 배정 상임위인 예산위원회와 교육노동위원회에서 제명하는 내용의 표결을 진행, 찬성 230표, 반대 199표로 통과시켰다. 의원으로서 주된 역할을 박탈한 셈이다. 특히 이번 표결에는 공화당 소속 의원 11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그린 의원은 표결에 앞서 “과거 발언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음모론을 정기적으로 게시한 아주 평범한 미국인 뿐, 그 견해들이 나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다만 인종차별적이고 폭력적인 과거 언사에 대해선 특별히 사과하지 않았다.

조지아주(州) 초선인 그린 의원은 의회 입성 전부터 큐어넌 신봉자로 유명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에 꾸준히 동조해온 데다 증오와 분열을 부추기는 언사를 이어오면서 미국 내에서 ‘여자 트럼프’로 불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에는 '바이든 탄핵안'을 발의했고, 2019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고교에서 17명이 숨진 총격 사건을 두고 “민주당이 총기 규제 여론을 자극하려 벌인 자작극”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뒤늦게 드러나면서 그를 상임위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같은 그린 의원의 언행을 두고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공화당의 암’이라고 힐난할 만큼 당 내부에서도 비판 의견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는 되레 인기가 올라가면서 최근 16만달러(약 1억8,000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표결의 당위성을 두고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미 CNN방송은 “현직 의원이 선출직 공직자가 되기 전 내놓은 견해를 문제 삼은 것이라 언젠가 공화당 안에서 반발이 나올 것”이라며 “(표결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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