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ESG 문제기업 주주제안 논의 '시동'

'ESG 문제기업에 사외이사 추천' 안건 검토
기금위, 발의안건 수탁위에 검토 넘기기로
수탁위, 논의 시작..내주 릴레이 회의할 듯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조흥식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부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1.2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가 5일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위원이 발의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문제기업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 안건 논의를 시작한다. 수탁위는 안건 발의 취지를 살펴 검토한 뒤 내주까지 릴레이 회의를 거쳐 주주제안 여부를 결정짓고 기금위에 보고할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위는 이날 오후 기금위에서 수탁위에 검토를 맡긴 해당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수탁위는 안건이 발의된 취지부터 확인한 뒤 내주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먼저 수탁위는 안건과 관련해 기금위와의 업무 범위를 설정하고 특정 기업에 주주제안을 실시하는지, 기업 전반에 걸친 사외이사 주주제안인지를 검토한다.

또 기업이 먼저 사외이사 추천을 요구했을 때 사외이사를 제안하는 것인지, 강제로 사외이사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는 것인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주주제안은 국민연금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단계의 주주활동에 해당한다. 국민연금은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할 시 기업과 비공개대화로 시작해 비공개 중점관리기업, 공개 중점관리기업을 차례대로 선정한 뒤에야 적극적 주주활동인 주주제안을 실시할 수 있다.

예상하지 못한 ESG 컨트러버셜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비공개대화로 시작해 주주제안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이 또한 단계별 절차를 밟아야 한다.

당초 이찬진 변호사 등 기금위 위원 7명은 국민연금이 ESG 문제 기업에 대해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기금위에 안건을 발의했다. 기금위 위원 20명 중 3분의 1 이상인 7명의 동의를 얻으면 기금운용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다.

안건은 기금위에 발의됐지만 기금위 제1차 회의에서 결론 내리지 못하고 수탁위로 안건 검토를 넘겼다. 조흥식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부위원장(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지난달 29일 기금위 제1차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해당 안건에 대해 "규정에 따라 수탁위에서 다시 논의해 보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건에는 사모펀드 소비자피해와 관련해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등과 산업재해 관련 포스코, CJ대한통운, 지배구조 관련 삼성물산 등에 사외이사 주주제안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국민연금이 제대로 된 사외이사 후보 명단을 만들거나 추천하지 않았다'며 ESG 문제기업 개선을 위해 공익 사외이사 주주제안을 실시할 것을 촉구하는 중이다.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주총 6주 전에 제출돼야 해 3월 정기 주총 6주 전에 논의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수탁위는 내주 추가적으로 두 차례 이상 논의를 진행해 빠른 시일 내에 결정짓고 기금위에 보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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