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고교생 "택배노동자 달력을 만든 이유? 1년 내내 잊지 않으려고요"

MBC라디오 2021. 2. 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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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대전여고 학생>
- 대전여고 학생 5명이 함께 만든 '택배노동자 달력'
- 100부 한정판으로 무료 배포
- 택배노동자 문제,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길
- 체육 교사로 성장해 학생들 꿈 키워주고 싶어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이지선 대전여고 학생

☏ 진행자 > 대전에 고등학생들이 택배노동자들을 위한 달력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달력 안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에게 설레임을 주시는 분들을 위해 현관에 엄지척 자석을 붙이자, 늦어도 괜찮아’ 이런 문구를 달력 안에 넣었다고 하는데요. 고등학생들이 택배노동자들을 위해서 달력을 만들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주인공 한 분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대전여고의 이지선 학생 전화로 만나보죠. 나와 계시죠!

☏ 이지선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네, 안녕하세요? 잠깐 자기소개를 해주신다면.

☏ 이지선 >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여고 1학년 이지선입니다.

☏ 진행자 > 목소리가 너무 씩씩하세요.

☏ 이지선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친구들 몇 명하고 같이 만든 거예요?

☏ 이지선 > 친구들 다섯 명이랑 선생님 한 분이랑 같이 만들게 됐어요.

☏ 진행자 > 다른 달력도 아니고 택배노동자들을 위해서 달력을 만들었다? 이게 어떻게 된 사연이에요. 이걸 만들게 된 시작점, 계기가 뭐예요?

☏ 이지선 > 저희가 먼저 통합사회 수업시간에 인권과 정의에 대해 공부하고 같이 코로나로 드러난 힘든 사람들 주제로 기사를 찾고 토론도 하고 글도 쓰고 많은 공부를 했어요. 그 중에 이런 내용을 하고 싶다는 친구들끼리 모이자 해서 5명 친구들이 모였고 점점 기사를 찾고 책도 읽고 하면서 작년에 택배노동자들 인권이 많이 이슈가 됐잖아요. 그리고 저희도 코로나로 인해서 배달을 엄청 많이 시키고 택배도 엄청 많이 시켰는데 그렇게 과로사로 돌아가신 분들의 기사를 보니까 많이 한켠이 무거웠고 저희가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으면서도 저희의 영향력이 잘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서 택배기사님들을 위해서 뭔가를 해보자 해서 했습니다.

☏ 진행자 > 선생님 숙제는 아니었죠? 확실히.

☏ 이지선 > (웃음) 아니에요.

☏ 진행자 > 최초 제안자가 이지선 학생이세요?

☏ 이지선 > 같이 자연스럽게 얘기하다 보니까 나온 것 같아요.

☏ 진행자 > 그런데 왜 하필이면 달력이었어요?

☏ 이지선 > 저희가 이걸 중요한 건 잊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느 이슈든 단기간에 관심은 많지만 지속적이고 정기적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달력을 두면 최소한 1년간은 꾸준히 보면서 마음 속에 새길 것 같아서 달력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 진행자 > 좋은 아이디어 같다. 정말. 들어보니까 정말 그러네요. 1년 사시사철 보게 되는 거잖아요. 달력은.

☏ 이지선 > 그렇죠.

☏ 진행자 > 그런데 수업시간에 접하긴 했지만 택배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서 또 별도로 조사하고 연구하고 이랬어요?

☏ 이지선 > 택배기사님들도 만나보고 아니면 택배와 관련된 책도 읽고 기사도 보면서 공부해나갔어요.

☏ 진행자 > 공부하다 보니까 이게 문제다, 어떤 게 가장 가슴 아프게 내지 문제점으로 인식됐던 거예요?

☏ 이지선 > 택배기사님들이 저희는, 택배노동자하면 택배기사님을 생각하는데 그 이외에도 물류센터에 상하차 하시는 분들이나 바코드 찍어주시는 분들 그런 택배노동자들이 많으세요. 사회적으로 기사화 될 때는 거의 그런 분들 얘기도 많이 없었고 노동자 분들이 생각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추운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일하실 때 정말 가슴이 아팠던 것 같아요.

☏ 진행자 > 그래요. 제가 보도에 기사에 나와 있는 달력 그림을 보고 있는데요. 이 그림은 누가 그린 거예요?

☏ 이지선 > 친구들끼리 같이 나눠서 각자 열심히 그렸습니다.

☏ 진행자 > 한 친구가 그린 게 아니라 이것도 여러 명이 나눠서 그린 거예요?

☏ 이지선 > 한 장 한 장 그림 나눠서 그리고 친구들끼리 3명은 네컷 만화를 그리고 2명은 글을 쓰고 그런 방식으로 나눠서

☏ 진행자 > 그림에 대해서 자평을 하신다면.

☏ 이지선 > 뭐, 완벽하죠. 진짜 디테일이 살아 있습니다. 아주.

☏ 진행자 > (웃음) 그렇게 자평하시는 거예요, 아무튼 이 달력은 몇 부나 만든 거예요?

☏ 이지선 > 딱 100부만 찍게 됐어요. 아무래도 재정적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하다 보니까 딱 100부만 나와서 정말 귀한 달력입니다.

☏ 진행자 > 한정판이네요. 100부.

☏ 이지선 > 그럼요.

☏ 진행자 > 그럼 그 100부를 누구한테 돌렸어요?

☏ 이지선 > 저희가 이걸 할 때 많이 도움을 주신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내지는 다른 학교 선생님 분들이나 뒷면에 택배노동자 분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 목소리를 담았는데 그분들에게도 드리고 남은 건 학교에 가서 친구들하고도 나눌 계획입니다.

☏ 진행자 > 다 무료 배포했던 거예요?

☏ 이지선 > 네.

☏ 진행자 > 취지가 좋으니까 더 만들어서 유료판매한 다음에 판매수익을 가지고 좋은 일 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지선 > 처음에 그쪽 방법도 생각해봤는데 그것보다 일단 저희가 중요한 건 저희한테 이익이 아니고 기부한다고 해도 그런 게 좀 저희끼리 먼저 기억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나누자. 우리 주변의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꾸자 하는 게 가장 먼저의 목표여서, 저희도 사실 크게 이슈가 될 줄 몰랐어서.

☏ 진행자 > 아무튼 택배노동자한테도 전달했다고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분들 뭐라고 하시던가요? 달력 받고 나서.

☏ 이지선 > 진짜 너무 고맙다고 자기가 너무 이런 걸

☏ 진행자 > 생각도 못했을 것 아니에요.

☏ 이지선 >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보다가 점점 감동되고 또 다른 어른 분들도 보면서 자기 스스로 되게 많이 반성하게 됐다. 그런 얘기도 되게 많이 하셨어요.

☏ 진행자 > 엄마 아빠는 뭐라고 하세요.

☏ 이지선 > 진짜 뿌듯하다고 아주, 주변 사람들한테 전화를 돌리고 난리가 났어요. 아주.

☏ 진행자 > 부모님이 자식 자랑하느라고 전화 돌리고 계세요?

☏ 이지선 > 그럼요.

☏ 진행자 > 오늘 방송 탔으니까 전화 또 돌리시겠네요.

☏ 이지선 > 그렇죠.

☏ 진행자 > 지금 47**님 54**님이 모두 배송일 하시는 분이라고 하면서 듣는 것만으로 가슴이 찡하다고 그 다음에 대견하고 똑똑하다고 문자 주고 계시네요.

☏ 이지선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또 어제 뉴스 보니까 정세균 총리도 달력 만든 소식을 접하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하던데 이 자리를 빌려서 제도개선이나 이런 게 또 필요한 것 아니겠어요, 정부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 이지선 > 정말 아까 말했는데 사라진 이슈가 단기간 관심이 터진 경우가 많은데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관심이 가고 그것에 대한 정기적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점점 인권이나 발전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국민들도, 모든 정치인 분들이 정기적이고 지속적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 진행자 > 우리 이지선 학생은 학교 졸업하고 사회 나오면 무슨 일 하고 싶으세요?

☏ 이지선 > 저는 지금 체육교사가 꿈이에요.

☏ 진행자 > 체육교사?

☏ 이지선 > 네.

☏ 진행자 > 정치인이나 언론인이 아니나, 지금 정치인이나 언론인의 길을 걸어도 될 것 같은데요.

☏ 이지선 > 그래도 교사로서 더 많은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고 정신적으로 길러주는 게 저의 가치관에 맞을 것 같아서.

☏ 진행자 > 특기종목 있어요? 이지선 학생은.

☏ 이지선 > 가지가지 종류별로 다 합니다.

☏ 진행자 > 만능선수입니까? 알겠습니다. 유쾌한 인터뷰였는데 아무튼 큰 일 했어요. 이지선 학생 고맙습니다.

☏ 이지선 > 감사합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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