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투쟁' 노조에 당혹스런 SKT, "300만포인트는 설맞이"

김수현 기자 2021. 2. 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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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이 SK텔레콤으로까지 번졌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 문제에 대해 노사 합의에 이르렀지만, SK텔레콤은 노사 간 갈등이 심화하는 분위기다.

앞서 SK텔레콤 노조는 전날 오전 사측에 "조만간 지급될 성과급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과급 규모 재고와 새 기준 도입을 위한 협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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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성과급 관련 노사 갈등 심화 분위기..노조 "SK하이닉스처럼 EVA 기준 폐기하고 올해 성과급 규모 제고" 주장
(서울=뉴스1)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SKT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온오프라인 타운홀’에서 일하는 방향 혁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날 박 사장은 “내일 당장 코로나가 없어지더라도 전 직원이 집, 회사, 거점오피스 등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워크 애니웨어(Work Anywhere)’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 제공) 2020.11.18/뉴스1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이 SK텔레콤으로까지 번졌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 문제에 대해 노사 합의에 이르렀지만, SK텔레콤은 노사 간 갈등이 심화하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노조는 지난 4일 오후 메일을 통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게 "사측은 눈앞의 위기만을 모면하고자 전 구성원 300만 포인트 지급을 제시하며 노조와 구성원을 무시하는 행태를 자행했다"며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의 깃발을 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최고 회의인 '긴급 전국지부장회의'를 소집해 5일을 시작으로 강력한 투쟁이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쟁'이 어떠한 형태로 진행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대해 SK텔레콤 측은 "설 명절기간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구성원에게 SK페이로 300만포인트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 건은 노조 이슈와는 별개의 것으로, 지난해 구성원의 노력에 대한 작은 보답과 동시에 경제활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조와 더 소통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SKT, 성과급 규모·산정기준 통일되나
논란은 SK텔레콤은 현금과 자사주 중 선택을 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자사주를 받기를 원하면 10주 단위로 선택하고 1년 이상 팔지 않으면 1년 후 주식 가치의 1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를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계산해본 결과, 실제로 받게 될 성과급이 작년보다 줄어든다는 것이다.

앞서 SK텔레콤 노조는 전날 오전 사측에 "조만간 지급될 성과급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과급 규모 재고와 새 기준 도입을 위한 협의를 촉구했다. 노조는 특히 SK텔레콤의 지난해 경영 실적을 근거로 "올해는 성과급(IB·인센티브 보너스)을 많이 기대했는데 큰 폭으로 줄 것으로 보여 전혀 납득할 수 없다"며 "성과급 규모를 재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연간 실적발표에서 매출 18조 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21.8% 성장한 '호실적'이다.

노조는 그러면서 △올해 성과급 규모 제고 △현행 성과급 산정기준인 경제적 부가가치(EVA·영업이익에서 세금과 자본비용 등을 뺀 순수이익) 폐기 △성과급 지급 방식의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SK하이닉스가 전날 오후 노사합의를 이룬 데 따라 SK텔레콤 노조도 같은 수준의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 SK하이닉스는 전날 오후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중앙노사협의회에서 △성과급 산정기준을 기존 EVA에서 명확한 수치가 드러나는 영업이익으로 변경 △기본급 200% 상당의 우리 사주 발행(이사회 승인 전제·보호 예수기간 4년) △복지포인트 하이웰포인트 300만포인트 지급 등을 협의하며 노사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제조업과 통신업의 사업 모델 자체가 다른데 성과급 규모와 기준을 같은 수준으로 맞추는 게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SK하이닉스 같은 제조업은 사이클이 존재하기 때문에 때가 맞으면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SK텔레콤의 통신사업은 아직까지 내수기업 특성을 벗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흑자역시 탈통신 사업모델의 수익성 제고효과가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마케팅비 축소와 5G투자가 적었던 2019년의 기저효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슈퍼사이클'까지 예상될 정도로 반도체 수요 회복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두 회사에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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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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