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반려부터 거짓말까지..김명수-임성근 사태 법조계 파문 지속

2021. 2. 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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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장판사 사표 제출 정황에 대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과 임 부장판사의 대화녹음 두가지 모두 비판하는 여론이 많다.

김 대법원장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에 답변서를 제출하며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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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기억 잘못' 해명에 "못 믿겠다"
사표 수리 놓고 정치권 탄핵 언급도 부적절
국회에 허위답변, 허위공문서 작성 문제 거론돼
'누가 정치를 하고 있느냐' 외부 진영논리 경계 목소리도
김명수 대법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장판사 사표 제출 정황에 대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과 임 부장판사의 대화녹음 두가지 모두 비판하는 여론이 많다.

김 대법원장은 5일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집무실로 향했다.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하는 과정에서 정치권 탄핵 언급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전날 임 부장판사가 녹음파일을 공개하자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사실과 다르게 답변한 데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례적인 사직서 거절 상황에서 둘이 한 이야기이고, 대법원장이 계속 말을 하던데, 기억이 안난 것이었다고 하면 이걸 믿으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다른 부장판사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대법원장 거취를 표명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법원장이 거짓말을 하는데, 이제 아이들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치기는 어렵게 됐다”고 한탄했다.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 사표 수리를 놓고 정치권 탄핵을 언급한 것은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은 판사들의 바람막이가 돼야 하는데, 자기 살 궁리만 했다”고 비판했다. 한 법원장급 인사도 “판사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결국 잠재된 법원 내 여러 갈등이 다시금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정기인사 때가 아닌데 사표를 내는 경우가 드물기는 하지만, 타 기관으로 옮기기도 하고 교수가 되는 판사도 있었다”며 “건강상 문제로 사직서를 제출하는데 탄핵을 언급한 것은 가혹하다”고 평가했다.

형사문제에 정통한 한 법조인은 “국회 답변서에 허위가 있어서 허위공문서작성죄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에 답변서를 제출하며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임 부장판사가 대법원장과의 대화를 녹음하고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참담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다만 임 부장판사는 대화 당사자이기 때문에, 녹음을 한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이 문제를 정치권에서 진영논리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욱도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전날 ‘지금 누가 정치를 하고 있습니까’라는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올렸다. 그는 “한 분은 직무와 관련해 명백히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셨고, 한 분은 직무상 언행에 관해 오해를 자초하며 사실과 달리 변명했다, 모두 작지 않은 실책이고 그에 관해 응분의 책임을 지셔야 마땅하다”고 적었다. 전자는 임 부장판사의 재판개입, 후자는 김 대법원장의 거짓해명을 지적한 내용이다. 다만 정 부장판사는 두 사람이 정치적 의도에 따라 판단한 것은 아니고, ‘정치를 하는 것은 법원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하는 외부의 정치세력’이라고 주장했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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