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수사 부끄러워, 깊이 반성"..警,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자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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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문에 못 이겨 살인죄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자들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경찰이 "당시 수사 진행과정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경찰청은 5일 '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재심 청구인을 비롯한 피해자와 가족 등 모든 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시 수사 진행과정에서 적법절차와 인권중심 수사원칙을 준수하지 못한 부분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며, 이로 인해 재심 청구인 등에게 큰 상처를 드린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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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피해자 다신 없도록 노력할 것"
지난 4일 法 "경찰 체포 불법, 고문 행위도 인정..무죄선고"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경찰 고문에 못 이겨 살인죄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자들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경찰이 “당시 수사 진행과정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경찰청은 이어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보호는 준엄한 헌법적 명령으로 경찰관의 당연한 책무”라며 “이번 재심 판결 선고문 및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수사상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 사건을 인권보호 가치를 재인식하는 반면교사로 삼아 억울한 피해자가 다시는 없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찰청은 “앞으로 수사단계별 인권보호 장치를 더욱 촘촘히 마련해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고 공정한 책임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오랜 시간 고통을 받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4일 낙동강변에서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1년 10개월 뒤 최인철·장동익씨를 살인 용의자로 검거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 때부터 경찰로부터 고문을 당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이어진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아 21년간 복역한 후 지난 2013년 6월 가석방됐다.
석방된 최씨와 장씨는 “경찰이 불법 체포 후 32시간 동안 가혹행위를 하여 허위 자백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2019년 이 사건을 조사한 대검 과거사위원회가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재심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결국 부산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곽병수)는 지난 4일 이들이 제기한 재심청구 선고 재판에서 두 사람에게 강도살인 혐의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찰의 체포과정이 영장 없이 불법으로 이뤄졌고, 수사 과정에서 고문 행위도 피해자들의 일관된 진술, 당시 수감된 주변 사람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보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고문과 가혹행위로 이뤄진 자백은 증거능력이 없어 강도 혐의 등에 대해서는 무죄 선고 판결을 내린다”고 덧붙였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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